성수동에 군사훈련장이?…"반차내고 왔어요" 직장인도 '우르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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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틀그라운드 오프라인 행사 유명 인사로 꼽히는 A씨(28)가 21일 오후 배틀그라운드 캐릭터 복장을 코스튬한 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을 찾았다. 사진=박수빈 기자

배틀그라운드 오프라인 행사 유명 인사로 꼽히는 A씨(28)가 21일 오후 배틀그라운드 캐릭터 복장을 코스튬한 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을 찾았다. 사진=박수빈 기자

"2019년 때부터 배그를 했어요. 오프라인 행사 있을 때마다 갔죠."

익명을 A씨(28)는 21일 오후 전투 헬멧에 핫핑크 복면, 선글라스를 쓰고 하얀색 와이셔츠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을 찾았다. 배틀그라운드 캐릭터 복장 코스튬이었다.

A씨는 배틀그라운드 오프라인 행사의 유명 인사다. 박상현 게임 캐스터가 그 앞을 지나가면서 "이번에도 오셨네요"라고 안부를 건넬 정도였다. 그는 "e스포츠 선수와 시청자들이 3대 88로 붙는 게임 현장을 보기 위해 왔다"며 배틀그라운드에 대한 깊은 팬심을 드러냈다.

크래프톤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배틀그라운드 출시 8주년일 기념해 '펍지 팬 페스타 서울'을 개최한다. 체험형 콘텐츠부터 이벤트 경기, 크래프톤에서 개발 중인 신작 'PUBG: 블라인드스팟'까지 경험하는 동시에 게임 아이템 등 경품도 받아갈 수 있다.

21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에 방문객들이 입장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21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에 방문객들이 입장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크래프톤

사전 예매 티켓 매진…행사 전부터 기대감 '폭발'

8주년 오프라인 행사의 인기는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뜨거웠다. 사전 예약 티켓은 굿즈 제공 이벤트가 진행됨과 동시에 1시간 내외로 매진됐다. 사전 예약 티켓은 하루당 400매가 준비됐다. 현장 예매는 600명까지 가능하다. 행사 시작 하루 전 배틀그라운드의 공식 팬 카페에 '취소 표를 겨우 구했다', '워크인으로 행사장을 가려는데 못 들어갈까 봐 걱정된다'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행사장 입구에 웨이팅 줄이 늘어섰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사전 예매를 못 하신 분들께서 못 들어오실까 봐 일찍부터 오셨다"며 "사전예매를 하신 분들도 제일 먼저 들어오시기 위해 2시 전부터 오셔서 대기하셨다"고 말했다. 행사가 시작한 지 10분 뒤에도 행사장 밖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직장인들은 주로 반차를 내고 행사장을 찾았다. 박상욱씨(31)는 "마지막 한 장 남은 사전 예약 표를 운 좋게 예매해 반차를 내고 혼자 왔다"며 "그간 오프라인 행사는 혼자 오기 그래서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번 8주년 행사는 혼자 가볍게 와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거 같아서 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B씨도 반차를 내고 행사에 참여했다. B씨는 "사실 마지막 날 진행하는 무대를 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낼 수 없어 반차를 내고 오늘 왔다"고 전했다.

배틀그라운드를 하지 않는 방문객도 있었다. C씨(26)는 친구인 박다영씨(26)의 권유로 행사장을 찾았다. 박씨는 "배틀그라운드를 3년 전에 해보고 최근에 하진 않았지만 오프라인 행사를 한다길래 재밌어 보여서 사전 예매를 하고 친구와 왔다"고 했다. C씨는 "배틀그라운드를 몰라도 사격 등 체험 이벤트가 잘 되어 있어서 재밌다"며 "배틀그라운드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 방문객이 21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 행사에서 '온몸 파밍 크레인' 이벤트를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한 방문객이 21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 행사에서 '온몸 파밍 크레인' 이벤트를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작년보다 2배 커진 행사…체험 콘텐츠 확대

펍지 팬 페스타 서울은 작년에 진행했던 배틀그라운드 행사보다 규모가 2배 커졌다. 내부 행사장만 있었던 작년과 달리 이번에는 실내는 물론 실외 행사장까지 갖춰졌다. 외부 행사장에서는 주로 체험 콘텐츠가 준비되어 있다.

전장의 플레이어가 된 것처럼 사격, 순발력, 집중력, 조종 등 4가지 훈련을 할 수 있다. 장난감 총으로 목표물을 쏘는 사격 훈련을 해보고, 8.88초에 맞춰 정지 버튼을 눌러 순발력을 확인하기도 한다. 게임 속 하늘에서 떨어지는 보급품을 받듯이 천장에 매달려있다가 무작위로 떨어지는 봉들을 최대한 많이 가방에 넣는 집중력 훈련도 있다.

조종 훈련은 주로 전투가 이뤄져 죽기 쉬운 에란겔 맵 통곡의 다리를 연상케 했다. 공을 게임기에 올린 채 공이 구멍에 빠지지 않도록 핸들을 돌려서 보급 상자 지점까지 공을 도착시키면 된다. 모든 체험을 할 때마다 디자인이 각기 다른 배틀그라운드 키링을 받을 수 있다.

훈련 후에는 보급품을 얻는 '파밍'이 필요한 법. 훈련을 끝낸 방문객들은 보급함 모양 크레인에 직접 매달려 인형 뽑기의 기계가 된 듯 볼풀장 위에 놓여있는 보상품들을 집어 가면 된다. 최대 1만 G코인 쿠폰부터 랜덤 특별 보급품 뽑기권 등의 보상이 준비되어 있다.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방문객들의 줄이 끊이지 않았다. 파밍 이벤트를 체험한 방문객 D씨(31)는 "생각보다 어려웠지만 재밌었다"며 "다음에 이런 이벤트가 있으면 또 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내에는 이벤트 경기 등을 볼 수 있는 무대와 포토존, 팝콘 등 음식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F&B바, 8주년 기념 전시관, 미출시 신작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이 있다.

21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에서 프로 e스포츠 선수와 게임 이용자들이 대결을 펼치는 이벤트 무대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1일 오후 성동구 성수동에서 열린 'PUBG(펍지) 팬 페스타 서울'에서 프로 e스포츠 선수와 게임 이용자들이 대결을 펼치는 이벤트 무대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크래프톤은 펍지 팬 페스타 서울 외에도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해 왔다. 작년에 성수에서 진행한 팝업스토어부터 독일에서 진행한 Hot Drop 이벤트, G-Star 펍지카페 등이 있다. 지식재산권(IP)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해 배틀그라운드 팬은 물론 모르는 사람들까지 인지도와 파급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IP 경험 확장보다는 8년 동안 배틀그라운드를 사랑해주신 유저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은 목적이 큰 만큼 그동안 진행했던 오프라인 행사보다 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의 효자 IP다. 지난해 배틀그라운드 동시접속자가 최대 89만명에 이를 정도로 트래픽을 끌어올렸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7098억원으로 전년 대비 41.8%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54% 증가해 1조1825억원을 올렸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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