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알뜰폰 가입자한테도 유심보호서비스 한다고 해서 오히려 그때부터 불안해지더라고요. 알뜰폰 가입자 정보도 털렸나 싶어서요. SKT랑 어떻게 관계가 있는 건지도 모르고 답답합니다."
SK텔레콤 통신망 알뜰폰 요금제를 사용 중인 취업준비생 A씨(29)는 SK텔레콤의 이용자 유심 정보 해킹 사고에 덩달아 불안감을 느꼈다. A씨가 가입한 알뜰폰 요금제가 SK텔레콤 통신망을 빌려쓰고 있어서다.
26일 알뜰폰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업체 고객센터에는 해킹 여부를 확인해달라는 문의가 상당수 접수되고 있다. 소셜미디어(SNS)에는 "유심을 바꾸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 같아서 다른 통신망 알뜰폰로 바꿨다. 유심이 배송 중이지만 개통 전까진 불안하다"는 등의 반응도 보인다.
다만 업계는 알뜰폰 가입자들의 유심 정보 해킹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SK텔레콤과 알뜰폰 통신사가 사용하는 통신망 서버가 기본적으로 분리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산 처리 과정도 다르다.
하창직 한국알뜰폰통신사업자협회 사무국장은 "망이 분리돼 있어 기본적으로 해킹에 있어선 개별적으로 방어가 가능하다"며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텔레콤 같은 경우는 알뜰폰 요금제 관련 통신망을 개발할 때 모두 개별로 개발한다"며 "지난 23일 알뜰폰 통신사 사업자들과 만남을 가졌을 때도 SK텔레콤 해킹과 관련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이 알뜰폰 가입자에게도 유심 정보 해킹 사건에 따른 후속 조치를 취하는 것은 이용자 불안감을 해소하려는 취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혹시 모를 가능성에 대비해 고객 불안감 해소를 위한 것으로, 알뜰폰 고객들께도 동일하게 유심 교체와 유심보호서비스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알뜰폰 가입자들의 유심 교체 방법과 시기는 알뜰폰 업체로부터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알뜰폰 가입자의 유심 정보도 해킹됐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단 SK텔레콤이 알뜰폰 가입자에게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통신망을 공유해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해외로밍을 하면 SK텔레콤 통신망을 쓰는 게 아니라 해외의 다른 통신망을 이용하게 된다. 즉 이용자가 자사의 통신망 안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유심보호서비스를 하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뒤집어보면 SK텔레콤 통신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통신사 가입자는 SK텔레콤의 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