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레이저, 피부주사, 리프팅 등이 포함된 피부과 패키지를 선납해 몇 차례 시술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게 돼 시술을 못 받을 것 같은데요, 중도 환불이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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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이번 케이스는 소비자와 병원 측 주장이 크게 엇갈리면서 한국소비자원의 분쟁조정으로 이어지게 됐는데요.
A씨는 2023년 B 피부과에서 레이저, 제모, 리니어펌, 진정주사 등이 포함된 총 694만 5000원 상당의 패키지 시술 계약을 했습니다. A씨는 두 달 정도 시술을 받았는데요, 그러다 지방으로 이사를 하게 돼 더이상 시술을 진행할 수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A씨는 병원 측에 중도 계약 해지와 환급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시행된 시술의 정상가를 뺀 100만원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자원 분쟁조정 과정에서 A씨는 600만원이 넘는 돈을 낸 것에 비해 100만원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미 시행된 시술비 100만원 정도만 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B 병원은 188만 8000원만 환급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의료인과 환자 사이 의료계약은 당사자 간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위임계약이기에 쌍방 누구나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원은 이 사건 계약 해지 및 환급 요구가 적법해가 이뤄졌다고 판단, 이미 시행된 치료비를 제외한 잔액을 환급해야 한다고 봤습니다.
특히 계약 동의서의 ‘패키지 진행 시, 할인가로 진행되므로 추후 환불이 어려운 점 미리 공지하고 동의합니다. 소비자의 선택으로 환불을 원할 경우 할인 전 금액으로 정상가로 계산돼 처리됩니다’ 등 ‘약관은 약관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무효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소비자원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환급금을 산정, 병원 측이 A씨에게 279만 2322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계약 해지 사유에 병원 측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위약금은 A씨가 부담해야 한다고 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