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특수’ 올해도 재현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서
베스트셀러 최상위권 석권
선 하나 허투르 쓰지 않는
미학적인 북 디자인도 주목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헝가리 묵시록 문학의 거장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국내 출간 서적이 수상 발표 직후인 10일 일제히 종합 베스트셀러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매년 10월 노벨문학상 발표 후 있어왔던 ‘노벨상 특수’가 올해도 재현되면서 지난해 한강 작가 수상 이후 주춤했던 출판계가 환호하고 있다.
10일 문학출판계에 따르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대표작 ‘사탄탱고’가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 등 주요 온라인 서점에서 실시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저항의 멜랑콜리’는 2위로 ‘사탄탱고’의 뒤를 이었고, 순위는 서점별로 차이가 다소 있긴 하지만 ‘세계는 계속된다’ ‘라스트 울프’ ‘서왕모의 강림’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등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다른 소설들도 종합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 특히 10일 오전 예스24의 발표에 따르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노벨문학상 선정 발표 이후 12시간 동안 ‘사탄탱고’의 판매량은 올해 1~9월 도서 판매량의 12배를 기록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또 교보문고에 따르면 하루 한두 권 수준이던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책(총 6권) 판매량이 노벨상 선정 발표 직후 1800부로 급증했고 현재 매장 내 재고는 대부분 소진된 상태다.
크러스너호르커이가 만 31세에 출간한 소설 ‘사탄탱고’는 문학 비평에서 자주 논의되는 ‘메시아 알레고리’를 전면화한 작품이다. 절망 속에서 몰락하는 이들이 불가피하게 붙들고야 마는 잘못된 신념, 그리고 이 신념에 미혹돼 결국 더 큰 몰락에 직면하고야 마는 인간의 표정을 다룬다. 한때 희망으로 들떴지만 이제 빈곤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다시 잘 살게 해줄 수 있다는 희망으로 몰아넣는 ‘가짜 메시아’ 이리미아시가 소설의 문제적 인물이다. 동구권 몰락이 진행되던 1980년대를 시대적인 배경으로 삼지만 역사와 무관하게 인간의 보편적인 삶을 움켜쥐는 마력으로 가득하다.
크러스너호르커이를 세계적인 거장 반열에 올린 문제작인 또 다른 대작 ‘저항의 멜랑콜리’도 성경적 해석과 유관한 소설이다. 작은 마을에 도착한 유랑 서커스단의 거대한 고래, 그리고 이를 통해 벌어지는 마을 곳곳의 불길한 사건을 다룬다. 소설에 등장하는 고래는 구약성서 ‘욥기’에 등장하는 괴수 리바이어던을 연상케 한다. 마을 사람들은 광기와 편집증에 사로잡히고, 그들은 소외된 존재로서 세계를 버텨내야 한다. ‘저항의 멜랑콜리’는 ‘베르크마이스터 하모니’란 영화로 제작된 바 있다.
‘세계는 계속된다’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단편소설을 꿰맨 책으로, 표제작 ‘세계는 계속된다’는 9·11 테러를 모티브 삼았으나 현대사에 직접 관여하진 않는 상징과 은유의 소설이다. ‘거대한 금속성 새 두 마리’가 ‘도시의 심장’으로 돌진한 이후 천천히 붕괴돼가는 세계를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오늘날의 시대상과 유관하다. 마니아층이 탄탄한 ‘서왕모의 강림’ 역시 소설집으로 교토, 베네치아, 루마니아 등지를 배경으로 예술에 관한 크러스너호르커이 작가의 문제의식을 진전시킨 문제작이다.
현재까지 출간된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의 국내 출판 서적은 총 6권으로, 모두 알마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프리랜서 북디자이너 출신 안지미 대표의 미학적인 디자인이 돋보이는 시리즈로 6권이 모두 동일한 채도의 표지로 구성돼 있고, 선(線) 하나도 허투르 쓰지 않았음이 책 곳곳에서 확인된다. 알마출판사는 2006년 문학동네 계열사로 출발했으나 2013년 문학동네에서 독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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