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개표 13시간 만에 당선을 확정 지었다. 선거 종료 직후 발표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오 후보는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보다 5.4%포인트 열세로 예측됐다. 개표 이후 정 후보에게 줄곧 뒤쳐지면서 패색이 짙었다. 한때 30%포인트 이상 차이 나던 득표율이 역전된 건 4일 오전 7시15분께였다. 여의도, 송파 등에서 몰표가 나오며 전세를 뒤집었다. 결국 오 후보는 서울시민 투표자 49.15%의 지지를 받아 정 후보(48.13%)를 1%포인트 앞섰다. 5만여 표 차이로 승부가 결정 났다.
◇ 여론조사·출구조사 전부 틀려
사상 첫 5선에 성공한 오 당선자는 이날 오전 10시께 관철동 개표상황실에 나와 “이번 선거 결과는 평범하고 성실한 시민의 승리”라며 “시민 여러분이 견제와 균형이란 민주주의 대원칙을 확고하게 세워줬다”고 강조했다.
오 당선자는 극적으로 생환하면서 야권 대권주자 입지를 다지게 됐다. 그는 “향후 국무회의에도 적극 참석하겠다”고 했다.
2010년에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 0.6%포인트 차로 극적 승리를 경험했다. 당시 서울 25개 구 중 17곳에서 열세로 밤 12시까지 패배가 유력했지만 다음 날 새벽 강남 3구에서 몰표가 쏟아지며 오전 4시께 역전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는 더 극적이었다. 야당 지도부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송파 투표소 등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이유로 개표 중단을 요구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오 당선자 승리를 예상하지 못했다. 3일 오후 10시 개표율 5.57% 기준 득표율은 정 후보 65.73%, 오 당선자 31.88%로 30%포인트 이상 격차가 났다.
◇ 침묵했던 보수, 투표 당일 결집
서울시장 선거는 이재명 정부 및 민주당 국정을 지지하는 쪽과 정부·여당 견제를 원하는 유권자의 대접전이었다. 결국 오 당선자가 약 1% 더 많은 표를 받은 것은 시민이 정부·여당의 독단적 국정을 견제하려는 쪽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반전이 펼쳐진 것은 사전투표에 민주당 지지자가, 본투표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몰리는 현상이 이번에 더욱 두드러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천 관악 강서 등 민주당 우세 지역도 당일 투표에선 대부분 국민의힘이 이겼고, 당일 투표함 개표는 뒤늦게 이뤄졌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고공행진하며 여당 지지자들은 큰 목소리를 내고, 보수 유권자는 숨죽였을 것”이라며 “그들이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에 응하지 않고 조용히 결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판 결집에는 대통령 공소 취소를 추진하고, 1주택자 양도소득세 감면 폐지 등 독단적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와 민주당 견제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부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을 견제할 수단을 국민의힘에 줘야 한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 당선자는 선거 막판 “서울을 민주주의의 안전판으로 남겨달라”고 호소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과 거리를 둔 것도 중도층을 붙잡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오 당선자는 선거 기간 지도부와 합동 유세를 피하고 유승민 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중도층에 호감을 살 인사들과 함께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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