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경북 상주로 나타났다.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핵심 지역 집값 상승률을 모두 제쳤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2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전국 집값은 전월 대비 0.07% 내렸다. 서울(0.08%)은 상승했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보합을 기록했다. 지방(-0.14%)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작년을 통틀어서 보면 전국 집값은 0.07% 뛰었다. 수도권 집값이 1.96% 올라 전국 집값 상승세를 견인했다. 서울은 4.67%, 경기도는 0.57%, 인천은 1.54%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1.67% 하락했다.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경북 상주로 지난해 12.36% 뛰었다. 서울 주요 지역 상승세를 모두 제쳤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용 84㎡ 기준 상주시에서 가장 높은 가격인 단지는 무양동에 있는 '지엘리베라움아파트'로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9월 4억25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2월 2억9500만원까지 내렸는데 불과 7개월 많에 1억원 이상 상승했다.
냉림동에 있는 '상주미소지움더퍼스트' 전용 84㎡도 지난해 10월 4억19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아 작년 최저가 3억4800만원보다 5000만원 넘게 올랐고, 같은 동에 있는 '북천대림다미아' 전용 84㎡도 지난해 11월 4억1000만원에 팔려 최저가 3억4000만원(5월)보다 7000만원 상승했다.
상주시는 전반적으로 공급이 적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상주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432가구, 570가구가 입주했고, 2022년부터 3년 동안 신규 분양이 전혀 없었다. 공급이 없는 상황에서 일부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나온 점이 상승률을 견인했따.
상주시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상주시는 2030년까지 공성면 일대에 '상주 2차전지 클러스터 산업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또 문경부터 상주, 김천을 잇는 중부선 고속전철화 사업도 2030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데 이 역시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주에 이어 상승률이 높은 지역은 서울 △성동구(9.9%) △서초구(8.72%) △송파구(7.63%) △강남구(7.25%) △용산구(7.07%) △마포구(7.04%) △광진구(6.14%) 순으로 집계됐다. 강남 3구와 마·용·성 그리고 이를 둘러싼 지역 집값이 반응했다. 경기도에선 지역번호 '02'를 사용해 준(準)서울로 꼽히는 과천이 6.08% 상승해 도내에서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세는 관측됐지만 계절적 비수기, 대출 규제 영향 등으로 시장에 관망세가 짙어졌다"며 "지방은 공급물량 적체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전국 전셋값은 1.94% 상승했다. 수도권 전셋값은 4.63% 뛰었는데 인천이 7.17%로 수도권 내에서 가장 큰 폭 올랐다. 이어 서울 5.23% 상승했고 경기도도 3.73% 뛰었다.
전셋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인천 부평구로 10.88% 상승했다. 인천 서구도 10.73%로 뒤를 이었다. 이어 △서울 성동구(9.44%) △경기 수원 영통구(8.61%) △구리시(8.47%) △고양 덕양구(7.97%) △노원구(7.84%) △수원 팔달구(7.35%) △부천 원미(7.03%) △부천 소사(6.96%)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방 전셋값은 0.56% 내렸다. 충남 홍성이 6.35% 하락해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경남 거제(-5.99%) △대구 남구(-5.47%) △전북 익산(-5.09%) 등 순으로 하락률이 높았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월세는 정주여건 양호 단지 위주의 상승은 이어지나, 일부지역 입주물량 영향 및 전세자금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신규 계약 선호도가 감소하는 등 전세와 월세 모두 상승폭 축소 중"이라고 말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