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전 뜻 따라, 2명만 함께한 호크니 마지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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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현대미술 거장 비공개 장례식
호크니측 “많은 추모 메시지 감동”
내년 런던-파리-LA서 추모식 예정
탄생 90주년 기념 회고전도 개최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앞에 앉아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 내년 봄 호크니의 런던 추모식은 이 사원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AP 뉴시스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자신이 디자인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앞에 앉아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 내년 봄 호크니의 런던 추모식은 이 사원에서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AP 뉴시스
11일(현지 시간) 세상을 떠난 영국 현대미술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장례식이 고인의 유지에 따라 두 명의 조문객만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졌다. 1937년 영국 브래드퍼드에서 태어난 호크니는 런던에 있는 자택에서 유명을 달리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호크니의 홍보담당자인 에리카 볼턴을 인용해 “고인의 장례식은 비공개로 치러졌으며, 조문객은 호크니의 파트너인 장피에르 곤살베스 드 리마(61)와 친척이자 사진작가인 리처드 호크니(33) 2명만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호크니가 2008년 설립한 ‘데이비드 호크니 재단’의 이사이기도 하다.

볼턴은 가디언에 “보내주신 수많은 추모 메시지에 깊이 감동했고, 큰 위로가 됐다”며 “장례식에 두 사람만 참석한 건 생전 호크니의 뜻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호크니는 생전에도 소박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여러 차례 “소란스러운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1990년 영국 왕실이 기사 작위를 제안했을 때도 거절한 바 있다. 고인은 13년 뒤 현지 인터뷰에서 작위를 거절한 이유에 대해 “내게 상 같은 것들보다 더 가치 있다고 여기는 건 오직 친구들뿐이다”고 말했다.

장례식은 조용히 치러졌지만, 고인에 대한 추모식은 호크니가 머물렀던 세계 곳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BBC방송에 따르면 먼저 내년 봄에 런던에서 추모식이 열리며, 영국 요크셔와 프랑스 파리, 미국 로스앤젤레스도 추모식을 준비하고 있다.

런던 추모식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는 호크니가 디자인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기념 스테인드글라스 창문’이 있다. 아울러 내년에는 호크니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에서 멀티미디어 작품 설치 전시가, 테이트 브리튼 미술관에서 회고전이 개최될 예정이다.

고인은 1960년대 영국 팝아트의 핵심 인물로 부상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쳤다. 2018년 ‘예술가의 초상, 두 사람이 있는 수영장’은 9030만 달러(약 1373억 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당시 생존 작가 회화 작품 중 경매 최고가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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