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안 일부 조항 수정 요구
합의 무산땐 중동 혼란 고조
이스라엘은 가자 공세 강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합의안 ‘가자지구 평화구상’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무장해제 조항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이번 평화안이 무산될 경우 중동 정세가 다시 혼란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 지도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이날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협상단이 튀르키예·이집트·카타르 관계자와 회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하마스는 무장해제와 하마스 및 산하 조직 간부의 추방 조항 등 일부를 수정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에 대한 국제적 보증과 가자지구 안팎에서의 암살 금지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다른 지역과 아랍 세력과도 접촉 중”이라며 “(답변을 위해) 최대 이틀에서 사흘 정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 구상을 두고 하마스가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려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른 소식통은 하마스 내에는 두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고 언급하며 “첫 번째 의견은 중재자들이 이스라엘의 계획 이행을 보장한다는 전제하에 트럼프 대통령이 보장하는 휴전을 무조건 수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의견은 무장해제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을 이주시키는 것을 거부한다”며 “그들은 하마스와 저항 세력의 요구를 반영한 조건부 합의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는 가자지구 점령을 합법화하지 않으면서 저항을 범죄화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논의가 진행 중으로 곧 상황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재국 카타르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는 이날 알자지라방송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철수 관련 조항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추가 회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을 끝내기 위해 지난달 29일 평화 구상을 발표했다. 이 구상에는 72시간 내 모든 인질 석방, 이스라엘의 단계적 철군, 하마스 무장 해제 등이 담겼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구상에 바로 동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하마스에 응답할 시간을 “3∼4일 줄 수 있다”고 압박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서 팔레스타인인 최소 16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군이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포위망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히며 현지 주민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마지막 경고를 발령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