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 키링 팔았더니 매출 170% 대박…요즘 K마케팅 대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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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 호호당 K-헤리티지 콜라보 제품들. 사진=LF 제공

헤지스 호호당 K-헤리티지 콜라보 제품들. 사진=LF 제공
K콘텐츠 인기가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하면서 국내 패션·식품 기업들의 해외 전략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화장품, 패션, 식품 등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한국인의 미감과 라이프스타일, 일상을 즐기는 방식까지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이른바 K프리미엄이 제품 수출을 넘어 ‘한국의 취향’을 파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취향 소비를 겨냥한 콘텐츠를 내세운 브랜드 중 한 곳이 LF의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다. 헤지스는 최근 전통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호호당과 협업해 ‘K헤리티지 컬렉션’을 선보였다. 과거 K헤리티지 상품이 한복이나 전통 공예품 등 관광 기념품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컬렉션은 스크런치, 에코백, 키링, 액막이 인형 등 일상에서 쓰는 오브제에 한국적 요소를 녹인 것이 특징이다.

헤지스 호호당 글로벌 앰버서더 틱톡 영상. 사진=LF 제공

헤지스 호호당 글로벌 앰버서더 틱톡 영상. 사진=LF 제공
색동 패턴과 한글 자수, 전통 직물 등 한국적 요소를 현대적인 디자인 감도로 재해석해 ‘소장하고 싶은 한국 취향’을 제안했다. 전통을 박제된 문화유산이 아니라 일상 속 세련된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로 풀어낸 셈이다.

실적 반응도 나타났다. 헤지스 명동 플래그십 스토어 ‘스페이스H 서울’의 지난 5월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고객 수는 175% 늘었다. 특히 외국인 고객들은 의류보다 굿즈를 먼저 구매한 뒤 브랜드를 경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적 감성이 담긴 작은 오브제가 브랜드 진입 상품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명동 스페이스H 서울 내 헤지스 호호당. 사진=LF 제공

명동 스페이스H 서울 내 헤지스 호호당. 사진=LF 제공
식품업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 팔도와 hy가 BTS와 함께 선보인 글로벌 브랜드 ‘아리(ARIH)’는 단순한 K푸드 브랜드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한다. 브랜드 핵심 키워드는 ‘모던 밸런스 푸드’다.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일상의 리듬을 브랜드 철학으로 내세웠다. BTS도 제품 개발과 브랜드 철학 전반에 참여했다.

대표 상품인 ‘모던 누들’은 파스타와 라면의 장점을 결합한 볶음면이다. 고추장 버터, 김볶음면, 봉골레 등 한국적 식재료와 글로벌 식문화를 접목했다. 최근 글로벌 식문화 트렌드인 단맛과 매운맛의 조합인 ‘스와이시’도 반영했다. 아리는 출시 3일 만에 미국 월마트 온라인몰에서 ‘베스트셀러’ 배지를 획득했고 일부 지역에서는 품귀 현상도 발생했다.

명동 스페이스H 서울 내 헤지스 호호당. 사진=LF 제공

명동 스페이스H 서울 내 헤지스 호호당. 사진=LF 제공
업계에서는 K프리미엄의 경쟁 축이 달라지고 있다고 본다.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상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좋아하는 감각, 즐기는 방식, 아름답다고 느끼는 미감 자체를 브랜드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음 단계의 K프리미엄 경쟁력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원산지 표기보다 ‘한국다움’을 얼마나 세련되게 번역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적 감성과 취향을 담은 라이프스타일 자체가 글로벌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새로운 수출 상품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LF 관계자는 “색동과 한글 등 한국적 요소를 단순한 전통 문양으로 소비하기보다 일상 속에서 소장하고 사용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오브제를 재해석하고 있는데 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반응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의 미감과 취향을 현대적인 언어로 번역해 글로벌 고객에게 새로운 K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해 나가는 마케팅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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