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6~7월 외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에 나선다. 새 정부에서 발행하는 첫 번째 외평채인 만큼 국가신인도의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관계부처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이날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IB 20여 곳에 돌렸다. 외평채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외환시장 안정을 뒷받침하는 외국환평형기금의 재원 조달용 채권이다.
이번 외평채는 정부의 올해 첫 번째 외화자금 조달 작업이다. 발행 규모와 일정, 통화 등은 미정이다. 하지만 현재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인 12억달러 규모로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발행 시점은 6~7월로 타진하고 있다. 오는 6월 3일 열리는 조기 대선 직후에 발행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관심은 얼마나 낮은 금리에 외평채를 발행 하느냐에 쏠려 있다. 통상 달러 표시 외평채는 미국 국채의 동일 만기 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발행한다. 발행금리가 낮을수록 한국 외평채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량 채권’으로 평가된다는 의미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부여한 국가신용도가 높을수록 조달금리는 낮아진다. 한국 신용등급은 탄탄한 편이다. S&P는 지난 15일 한국의 장기 신용등급을 종전과 같은 'AA'로 유지했다. 일본이나 중국보다 높다.
대선 직후 처음 발행하는 외평채인 만큼 새 정부 신인도와 평판을 점검할 수 있는 가늠자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평채에 뒤이어 발행하는 국내 기업·기관 글로벌본드 발행금리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그만큼 이번 외평채에 쏠리는 시장 관심이 상당하다.
정부는 최근 추경 편성 과정에서 외화 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를 기존 12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 외화 표시 외평채를 늘리는 대신에 원화 표시 외평채 발행 한도는 20조원 16조70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외화 표시 외평채 발행으로 외화비축량도 불어날 전망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외화 표시 외평채는 12억달러가량으로 추산된다. 오는 9월과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8억유로, 4억달러의 외평채가 만기도래한다. 당초 계획한 외평채 12억달러는 이들 만기도래 물량을 차환하는 용도다.
하지만 외평채 발행 한도를 12억달러에서 35억달러로 늘리면서 차환 물량 외에 23억달러를 추가로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렇게 조달한 23억달러로 외환시장 변동성에 대응할 계획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