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가 식품·뷰티 등 주력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물류 대행 등 신규 사업 확대에 힘 입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 속에서 거둔 성과다.
컬리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7억6100만원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전년 동기(영업손실 1억8800만원) 대비 흑자 전환하며 창립 10년 만에 첫 흑자를 달성이다.
컬리의 1분기 매출은 5807억원으로 전년 동기(5391억원) 대비 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거래액(GMV)은 15% 늘어난 844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최근 공개한 올 1분기 국내 온라인 쇼핑 성장률(거래액 기준 2.6%)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흑자 비결'은 주력 소비층 타깃 '상품군 확장'
컬리의 성장은 주력 소비자층인 3040 여성이 관심을 보일 만한 상품으로 확장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
2015년 식료품 '새벽배송' 시장을 개척한 컬리는 2022년 11월 '뷰티컬리'로 화장품 판매에 뛰어들었다. 2023년부터는 패션, 인테리어 소품 등의 상품군을 늘렸고 지난해 연말 루이비통 보테가베네타 버버리 등 해외 명품 판매에 나섰다. 주력인 신선식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뷰티와 패션, 리빙 등 비식품군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했다.
컬리는 영업이익 흑자와 함께 조정 상각전영업이익(이하 EBITDA)에서도 흑자를 이뤄냈다. 올 1분기 EBITDA는 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개선됐다. EBITDA 흑자는 영업활동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기업의 수익성과 실제 현금 창출력을 추정해볼 수 있는 지표인 셈이다.
컬리의 전략은 장기간 이어진 고물가와 불황 속에서도 빛을 발했다. 특히 뷰티컬리는 지난해 거래액이 23% 늘며 서비스 출시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했다.
구매 고객이 늘면서 충성고객 척도로 여겨지는 유료회원 비중도 확대됐다. 2023년 출시한 '컬리멤버스'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40만명이다. 매월 이용료 1900원에 10배 이상 혜택을 돌려받을 수 있는 구독형 멤버십이다. 이들이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결제 비중은 50%에 달한다.
첫 흑자 달성에 대해 회사 측은 "식품과 뷰티 등 중심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신규 사업 확대를 통한 매출 다각화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식품 카테고리 경우 1분기 거래액은 1년 새 16% 증가했다. 뷰티컬리 역시 명품과 럭셔리, 인디 브랜드 등의 판매 호조로 고른 성장을 유지했다.
'서비스 출범 10주년'…마케팅·고객 투자 늘린다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판매자 배송 상품(3P)과 풀필먼트 서비스(FBK), 물류 대행 등도 전체 거래액 증대에 기여했다고 회사는 전했다. 3P 사업은 수수료 기반 상품 판매로 입점 시 상품 검증을 제외한 배송은 판매자가 배송하는 형태로 올 1분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72% 늘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FBK는 생활·주방 카테고리 내 비중을 확대하는 동시에 신규 입점사를 늘리며 사업 규모를 키웠다. 컬리는 향후 3P와 FBK의 카테고리를 다각도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컬리 관계자는 "서비스 오픈 10주년 맞이한 올 1분기에 전 부문의 고른 성장과 사업 다각화를 통해 견조한 실적을 이뤄낼 수 있었다"며 "2분기부터는 마케팅과 고객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공격적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성장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