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 서울 상권 분석
강남역·종로3가도 매출 줄어
상권 급변에 청년사장 직격탄
◆ 위기의 자영업 ◆
경기 부진과 상권 변화에 청년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창업이 많은 2030세대 자영업자들의 경우 유행 상권이 바뀌면 매출에 직격탄을 맞는다. '핫플' 상권이라도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가게를 옮기거나 폐업을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13일 매일경제가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한 서울 시내 주요 상권별 카드 사용 데이터에서도 이 같은 청년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상권이 코로나19 이전과 급격히 달라지면서 홍대·강남·종로 등은 매출이 급감하거나 겨우 현상 유지를 하는 수준이었다. 반면 성수·용산 상권이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조사는 음식점, 카페, 베이커리, 편의점, 의류, 미용실, 피부·성형외과의 주요 7개 업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2019년 월평균 매출액을 100으로 봤을 때 올해 홍대 상권 매출은 39에 그쳤다. 매출이 61% 감소했다는 얘기다. 강남역(94), 종로3가(95), 광화문(97) 등도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줄었다. 이에 비해 성수동과 용산의 경우 매출액이 급증했다. 성수 상권은 매출이 114% 뛰었고 용리단길과 신용산 지역은 각각 343%, 128%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소비 변화와 새로운 공간을 찾는 젊은 층의 선호도에 따라 서울 상권의 소비 지형도 빠르게 달라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성수 지역을 업종별로 보면 의류업종(339%), 미용(274%), 카페(255%) 등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 지역에서 매출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베이커리(169%)와 음식점(92%)도 타 지역에 비해선 성장세가 높았다. 용리단길과 신용산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는데 용리단길은 의류 업종 509%, 음식점 399%, 카페 337%의 성장세가 나타났다. 신용산은 카페 419%, 피부·성형외과 307%, 베이커리 181%, 음식점 180%의 성장률을 보였다. 반면 홍대에선 의류업종(-72%), 카페(-63%) 등 전 업종에서 매출이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강남역에서도 피부·성형외과를 제외한 주요 업종에서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건당 카드 이용액 지수를 살펴봐도 음식점 업종에서 성수, 용리단길, 신용산 지역은 각각 44%, 70%, 114% 증가했다. 반면 홍대(12%), 광화문(23%), 강남역(39%) 등은 소폭 증가에 그쳤다.
매출 감소에 따른 상권 붕괴는 공실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홍대와 강남대로 중대형 상가의 공실률은 각각 10.6%와 12.5%다. 2019년 같은 시기에 비해 두 배 이상 뛰었다. 성수동 등 신흥 상권에서도 자영업자는 임대료 폭등으로 퇴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일례로 성수동 핫플로 불리는 연무장길에는 66㎡의 가게에 권리금만 20억원에 달하는 곳도 등장하면서 벌써부터 지역 내 자영업자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