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스캔들’로 위기 맞은 이시바, 지지율 26%… 정권 출범후 최저치

14 hours ago 5

초선 중의원 15명에 10만엔씩 돌려
“상품권 문제” 75% “사임 불필요” 60%
이시바 “사회 통념과 괴리” 거듭 사과

초선 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뿌린 이른바 ‘상품권 스캔들’로 정치적 위기를 맞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사진) 일본 총리를 향한 민심이 싸늘하다. 현지 주요 신문들의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이 30%를 밑돌며 지난해 10월 정권 출범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사히신문이 15, 16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26%를 기록했다. 지난달 조사(40%)보다 14%포인트 급락했다. 총리 측이 3일 당내 초선 중의원 15명에게 1인당 10만 엔(약 98만 원)어치 상품권을 전달한 사실이 13일 공개된 여파다. 이시바 총리는 14일 공개 사과했지만 지지율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다.

이번 조사에서 총리의 상품권 배포가 “문제”라고 답한 응답자는 75%에 달했다. “문제가 아니다”란 답은 23%에 그쳤다.

다만 이번 사태로 총리가 사임해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가 60%였다. “그만둬야 한다”(32%)보다 2배가량 높다. 이시바 총리가 당장 사퇴한다 해도 집권 자민당 내에서 별다른 총리 후보감이 보이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니치신문이 역시 15, 16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은 23%에 그쳤다. 2월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요미우리신문의 조사(14∼16일 실시)에서 이시바 총리의 지지율은 31%로 30%대를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요미우리신문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내각 지지율이 엄청나게 하락하고 있다. 이시바 정권의 운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시바 총리는 1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상품권 배포를 또 사과했다. 그는 “사회 통념, 세상의 인식 등과 괴리가 있는 부분이 크다. 통절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정치적 목적은 없었고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규정법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올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둔 자민당 지도부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들은 17일 도쿄의 모처에서 회담을 갖고 향후 국정 운영에 대한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자민당 간사장은 “여론을 받아들여 당의 신뢰 회복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여론은 싸늘하다. 2023년 12월 자민당 내 대부분의 계파가 정치자금 모금 행사를 통해 거둔 지원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난 ‘비자금 스캔들’이 터졌다. 이 여파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가 물러나고 이시바 내각이 출범했지만 비슷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점만 확인한 형국이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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