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관세 전쟁의 충격을 털고 상승세로 돌아서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관세 조정 합의를 계기로 미 증시가 전고점을 향해 빠르게 우상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S&P500지수는 연초 대비 지난달까지 0.74%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지난달 한때 연초 대비 15.28%까지 하락했으나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미국과 중국의 상호관세 조정 합의가 증시 안정을 이끌었다.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145% 추가 관세를 30%로 내리기로 했다. 중국도 미국에 매긴 125%의 관세를 10%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관세 인하 시효는 90일로 잡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관세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자마자 증시가 바로 제자리를 찾은 것은 미국 증시에 대한 글로벌 투자심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의 양상이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와 비슷해 증시도 당시와 흡사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에는 미·중 관세 전쟁 90일 유예 이후 S&P500이 전고점을 넘어 신고가를 기록할 때까지 계속 올랐다”며 “전고점쯤 되면 시장의 비관론자들은 설 곳을 잃어버리고 낙관론이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고 짚었다. S&P500지수의 전고점은 6144다.
월가에서도 낙관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JP모간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미국 증시가 블랙홀에서 빠져나와 서서히 상승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S&P500지수는 단기적으로 6125~6170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도 S&P500지수의 3개월 목표치를 5700에서 5900으로 올려 잡았다. 미·중 관세 합의로 경기 침체 위험이 낮아지고, 기업 이익은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란 이유에서다. 오한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팰런티어, 엔비디아 같은 종목은 변동성 재확대 국면에서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