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 7개 공항 방위각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재설치

국토부 공항시설 안전 개선방안 발표
7개 공항에 안전구역 권고 수준(240m) 확보 작업도
EMAS 도입 검토 후 4월 혁신방안에 담을 계획

[이데일리 박지애 기자] 정부가 국내 7개 공항에 설치된 방위각시설(로컬라이저)을 상반기 중으로 제거하거나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재설치한다. 이는 콘크리트 재질의 방위각이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무안공항 참사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 데 따른 조치다.

기존 방위각(둔덕)을 제거하거나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재설치 하기 위한 예상도(자료=국토교통부)

이 밖에 각 공항의 안전구역을 권고 수준(240m)으로 확보하도록 하고 필요에 따라 활주로 이탈방지 시설(EMAS) 도입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에 돌입한다.

국토교통부는 전국공항 특별 안전점검과 관계기관·전문가 회의를 거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항시설 안전 개선방안’을 22일 발표했다.

개선방안에는 △방위각 등 시설물 개선 계획 △안전구역 권고 수준(240m) 확보 △EMAS 도입 검토 △안전 관련 규정 정비 △상시 안전 관리 체계 구축 등의 대책이 반영됐다.

우선 방위각시설 개선이 필요한 7개 공항의 9개 시설에 대해 기초대를 지하화하고 경량철골 구조로 교체할 계획이다.

방위각시설의 개선이 필요한 공항은 무안국제공항, 김해국제공항(2개소), 제주국제공항, 광주공항, 여수공항, 포항경주공항, 사천공항(2개소) 등 총 7개 공항의 9개 시설물로 확인됐다.

개선방안 발표 즉시 관련 개선작업을 위한 설계 발주에 착수하고, 각종 인허가 및 관계기관 협의기간도 최대한 단축하는 등 신속히 추진해 상반기 내 개선을 추진한단 방침이다.

또 활주로 안전구역이 권고 수준인 240m에 미달하는 7개 공항에 대해 안전구역 확대도 함께 추진한다. 권고 수준 미달로 안전구역 확대가 필요한 공항은 무안국제공항을 포함해 김해국제공항, 여수공항, 포항경주공항, 사천공항, 울산공항, 원주공항 등 총 7개 공항이다.

밑그림이 나오거나 이미 설계단계에 돌입한 건설 중인 신공항들(가덕도신공항,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제주제2공항, 새만금신공항)은 안전구역을 권고길이 이상 확보하는 한편, 방위각 시설도 ‘부러지기 쉬운 재질’과 ‘지면형태’로 설치할 계획이다.

또 흑산·울릉·백령공항의 경우 방위각시설이 필요 없는 방식(비계기 등)으로 추진 중이나 향후 항행 안전시설 도입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단 계획이다.

공항 내에서 충분한 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운 경우는 전문가 검토를 통해 활주로 이탈방지 시설(EMAS) 도입에 대해서도 검토할 계획이다. EMAS는 항공기 무게로 시멘트 블록이 파괴되며, 항공기에 제동력을 제공해주는 시설을 말한다. EMAS의 신속한 도입을 위해 전문가 TF를 이달 중 구성해 해외사례를 분석하고, 설치 및 유지관리 기준과 국내공항 적용방안을 오는 4월 발표 예정인 ‘항공안전 혁신방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방위각시설 개선 전까지는 항공기 운항 안전을 위해 항공사와 정보공유, 이·착륙 브리핑 강화, 고경력 조종사 편조, 조류정보 전파 강화 등 ‘긴급 안전운항대책’을 병행할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신속한 조치가 필요한 사항을 우선 반영한 것으로, 추가 조사와 검토를 거쳐 내달 조류충돌예방 개선 계획과 오는 4월 항공안전 혁신방안도 수립할 계획”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하실 수 있도록 항공 분야는 물론, 도로·철도·건축물 등 시설에 대한 안전성을 재검토하고 필요한 조치는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