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무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강북권 단지 대부분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 상승 속에 서울에 공급되는 데다 청약 통장 사용 부담이 적은 게 수요자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월계동 ‘서울원 아이파크’(1856가구·투시도)는 지난 8일 무순위 청약에서 588가구 모집에 1만353명이 몰렸다. 13일 받은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543가구) 무순위 청약은 50.5 대 1 경쟁률을 보였다.
두 아파트 모두 최초 청약 때 대부분 면적이 1순위에서 마감했지만 중대형 계약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가 절대 가격이 높게 책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원 아이파크 전용면적 105㎡ 이상 일부 주택형은 청약 당시 2순위로 넘어갔다. 이 단지 공급가(최고가 기준)는 전용 105㎡와 143㎡가 각각 16억원, 29억원대에 형성됐다.
힐스테이트 등촌역은 무순위 청약에 나온 79가구 중 2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가구가 모두 전용 84㎡였다. 이 면적대 분양가는 14억2000만~14억4500만원이다. 이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중랑구 상봉동 ‘더샵 퍼스트월드’(전용 39~118㎡)도 소형 면적을 제외한 중대형(전용 84~118㎡) 267가구가 대상이었다.
서울 새 아파트 희소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분양가 상승세가 지속돼 무순위 청약에 수요자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약받은 세 단지는 비규제 지역에 공급돼 당첨 후 계약하지 않아도 재당첨 제한이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분양가 상승 추세와 면적, 시세 등을 따져 봤을 때 강남권이 아니더라도 관심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달 정부가 유주택자의 무순위 청약 참여를 제한하는 등 청약 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준공까지 2~3년 남은 단지가 많은 만큼 미계약분 소진은 어렵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