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에게 걷은 세금을 어디에, 얼마나 쓸지는 기업의 초과이익 분배 문제보다 더 풀기 어려울 수 있다. 급격한 인구·소득 구조 변화에도 수십 년 전 제정된 세법에 얽매여 특정 분야에 ‘자동 배분’되는 특성 때문이다. 문제는 공감하면서도 이해관계자가 전 국민인 탓에 선거를 의식한 정치권은 관련 법 개정을 외면하고 있다.
정부 안팎에서 올해 초과세수 규모가 기존 전망치(25조2000억원)를 10조원 이상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초과세수가 35조원을 넘을 경우 이 가운데 7조원 이상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자동 배분된다. 교육교부금법에 따라 내국세의 20.79%가 지방교육재정으로 이전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개선에 따른 초과세수의 가장 큰 수혜자는 사실상 시·도 교육청과 교육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재정 비대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2015년 39조4100억원에서 지난해 70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학령인구는 같은 기간 620만 명에서 513만 명으로 감소했다. 학생 1인당 교부금은 623만원에서 1371만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세수가 늘면 교육재정도 자동 확대되는 구조 때문에 일부 교육청에서는 남는 돈으로 기금을 쌓거나 불필요한 시설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목적세인 교육세와 농어촌특별세(농특세)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교육세는 금융·보험회사 수익과 개별소비세 등에 일정 비율로 부과되는 목적세다. 최근 금융회사 실적이 개선되고 올해 금융·보험사의 수익 1조원 초과분에 대한 교육세율이 기존 0.5%에서 1.0%로 인상된 만큼 세수 증가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교육세는 영유아특별회계 등에 일부 배분된 뒤 교육교부금 재원으로 편입된다. 금융회사에서 걷은 세금이 전혀 동떨어진 교육재정으로 자동 이전되는 구조를 두고 세원과 사용처 간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농특세는 증권거래세, 종합부동산세 등에 덧붙는 목적세다. 유가증권시장 주식 매도금액의 0.15%를 농특세로 부과한다. 최근 증시 거래 급증으로 농특세 수입은 지난해 9조2000억원에서 올해 13조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 거래로 걷은 세금을 농어촌 사업 재원으로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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