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반도체 단지 조성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 속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부 추진 방향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산업 재배치 문제를 정쟁으로 몰아가선 안 된다는 취지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호남에 입지 조건만 된다면 반도체 단지가 가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썼다. 이어 "그건 정략적인 조치가 아니라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지역별 산업 발전 흐름을 언급하며 호남의 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했다고 짚었다. 홍 전 시장은 "박정희 대통령 이래 영남은 창원을 중심으로 중공업이 자리 잡았고 경북은 구미 공업단지와 포항제철을 설립했고 울산을 중심으로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으로 우리나라를 견인하는 공업지대로 자리 잡았고 부산은 수출주도형 산업효과로 물류 도시로 우뚝 섰다"고 밝혔다.
대구에 대해서는 "다만 대구만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대안 산업을 찾지 못해 GRDP가 30년째 꼴찌일 뿐이다"라고 했다. 수도권과 충청권 산업 배치와 관련해서는 "80년대 들어와서 경기도, 충청도를 중심으로 반도체, 전자산업 등이 자리 잡았는데 유독 호남만 별다른 산업 없이 농업 중심도시로 남아 있다"고 썼다.
새만금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홍 전 시장은 "그리고 마지막 남은 요지인 새만금은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광활한 최적의 입지인데도 수십 년째 아직도 저러고 있으니 참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국적인 산업 재배치가 정쟁의 도구로 되는 건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을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권은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투자 유치라는 점을 강조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기업 투자가 정부 압박에 따른 것 아니냐며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SNS를 통해 관련 논란에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일각의 비판을 겨냥해 "자신들의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 비방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28일 페이스북에서 "수도권 밖 대규모 반도체 팹(공장) 클러스터는 매우 강력한 국가 전략"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투자 움직임을 두고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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