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법적대응 가속
"세전 영업익으로 산출은 문제
이익 재산정하고 주총 거쳐야"
삼성전자 노동조합 잠정합의안이 가결되면서 소액주주들의 대응도 본격화하고 있다. 흩어진 소액주주를 대표할 주주대표 선출 투표에 돌입한 데 이어 일부 주주단체는 이번 합의를 상법 위반 소지가 있는 성과배분 구조로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삼성전자 주주대표 선출 투표를 진행한다. 투표에서는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가 두 후보 가운데 큰 폭으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증시 정규장 마감 시간을 기준으로 액트에 결집한 삼성전자 주식 규모는 약 1조6000억원이다. 지분율로는 0.09%, 주식 수로는 547만주 수준이다. 다만 주주대표를 선출하려면 결집된 주식 수의 4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해 정족수 충족 여부가 막판 변수로 남아 있다. 주주대표 선거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민 대표는 이날 경기 수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사전에 할당하는 것은 상법상 배당 절차를 거치지 않은 위장된 위법 배당"이라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가 제시한 위법성의 핵심 근거는 세 가지다. 먼저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한 뒤에야 분배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이 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 두 번째 논리다. 마지막으로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노사 자율 교섭만으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할 사항이라고 주장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잠정합의안의 핵심인 세전 영업이익 약 12% 할당 방식이 형식상 임금협약의 외형을 갖췄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회사 자금의 사전 배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떼어내는 구조라면 단순한 임금협상 범위를 넘어 주주 이익과 회사 재산권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는 취지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 중심의 삼성전자노조동행이 신청한 찬반투표 중지 가처분이 기각되면서 주주운동본부는 단체협약 내 성과배분 조항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 측이 성과배분 지급 절차에 착수한다면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행사도 검토하기로 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와 별도로 국민연금공단 등 기관투자자에 스튜어드십 코드 이행을 촉구하기로 했다. 또 액트와 연대해 잠정합의안에 찬성한 이사 전원을 상대로 충실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대표소송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주주명부 확보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19일 삼성전자에 주주명부 열람·등사를 신청했고 이날부터 열람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주주 전자메일 정보 포함을 추가로 요청하면서 실제 열람 일정은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주총을 둘러싼 접근법도 조정되고 있다. 주주운동본부는 당장 소액주주가 직접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하기보다는 회사가 먼저 주총을 열도록 요구하는 방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직접 소집이 가능할 만큼 지분이 충분히 결집되지 않은 데다 적법한 안건 작성과 주총 소집 절차는 이사회가 책임져야 할 법적 의무라는 논리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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