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지금 사기엔 늦었다?…"이곳에 투자하라" 조언 [인터뷰+]

2 hours ago 1

사진=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사진=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9월과 10월 코스피가 급하게 올라 일부 과열 징조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증시 밸류에이션(재무제표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은 우려 만큼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도 상향되는 추세라 주가가 더 올라도 밸류에이션 부담이 급격히 커지지는 않을 겁니다.”

최준영 대신자산운용 패시브운용부문장은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강세장이 얼마나 더 이어지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 10일 코스피는 4073.24로 마감됐다. 지난달 한 달 동안에만 19.94% 급등했고, 이달 첫 거래일인 3일엔 4221.87로 마감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기록을 세웠다. 이후 4거래일 동안 6.35% 하락하는 거친 조정으로 40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전날엔 강하게 반등하며 ‘사천피’를 회복했다.

최 부문장은 “현재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7배”라며 “과거 상승국면에서 12배를 크게 웃돈 경험이 있기에, 현재 증시 상황을 버블 국면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3000선을 처음 돌파한 뒤 단기 고점을 찍은 2021년 1월25일 12개월 선행 PER은 15.73배까지 치솟은 바 있다.

“AI 인프라투자, 2028년까지 연평균 20%대 증가”

당분간 밸류에이션 부담이 급격히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최 부문장은 예상한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내년 코스피 편입 기업들의 합산 지배주주 귀속 순이익은 292조원으로, 최근 한 달 동안 17.19%나 높아졌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들이 실적 추정치 상향을 주도했다. 최 부문장은 “현재 글로벌 반도체 업황은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 상승 사이클의 초입”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주의 상승세가 더 이어진다는 전망의 근거다.

반도체 호황의 장기화를 점친 배경은 빅테크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다. ‘AI 투자 버블론’이 잊을 만하면 고개를 들지만, 빅테크 기업들의 자본투자(CAPEX) 가이던스는 꺾이지 않고 있다. 최 부문장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아마존닷컴 등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춘 주요 미국 빅테크 업체들의 AI 인프라 구축 투자는 최소 2028년까지 연평균 20% 내외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는 늘어나지만, 메모리반도체 공급업체들은 생산량 확대에 보수적이다. 적극적인 생산량 확대 이후 갑작스럽게 수요가 줄어들면서 가격이 하락한 경험 때문에 메모리반도체의 공급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최 부문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반도체 호황 사이클은 내년과 2027년에도 이어져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맞물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격부담 커진 반도체주 대안으로 ‘수출 성장주’ 꼽아

사진=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사진=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하지만 반도체 호황이 길게 이어진다는 전망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다. 이로 인해 조정 국면에서 가격이 크게 출렁이기도 한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 부문장은 방위산업(방산)과 조선, 소비재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방산 업종에 대해 최 부문장은 “중장기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확산하는 흐름 속에서 한국 방산업체들이 납기 경쟁력과 고품질 제품군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 업종에 대해선 “높은 가격으로 수주한 선박 건조 프로젝트들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고효율·친환경 선박 중심의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대중국 견제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한국과 미국의 조선업 협력은 프리미엄 요소”라고 말했다.

화장품과 음식료 등 소비재 분야는 수출 시장의 확대가 주목됐다. 최 부문장은 “과거 중국 중심의 단일 시장에 의존하던 데서 벗어나, 북미·유럽 등 평균판매가격(ASP)이 높은 선진국 시장으로 빠르게 침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망한 종목을 선별해낸 모든 사람이 높은 수익을 챙기는 건 아니다. 좋은 주식을 너무 비싼 가격에 사거나, 저렴한 가격에 매수했더라도 충분히 주가가 오르기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매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 부문장이 주식투자 입문자들에게 △여유 자금을 활용해 △분할매매하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여유 자금으로 투자하면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다”며 “주가 변동에 흔들려 의도치 않은 손절매(손실을 감수한 매도)로 손실을 입는 걸 방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면 주가가 충분히 상승할 때까지 버틸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분할매매는 버티는 것보다 더 적극적으로 주가 변동에 대응하는 방법이다. 특정 종목을 매수할 자금을 2번이나 3번에 나눠 투입하라는 것이다. 최 부문장은 “첫 번째로 매수한 뒤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매수단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매수 이후 주가가 상승하면 추가 매수할지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최 부문장은 “그 종목이 더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아주 강하지 않다면 추가 매수하지는 않는다”며 “이미 확보한 수익을 챙기는 선에서 만족하는 것”이라고 했다.

펀드 활용도 고려공모펀드도 주식처럼 거래 가능

매매가 쉽지 않다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다. 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공모펀드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상장지수펀드(ETF)처럼 간편하게 매매할 수 있게 돼 투자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공모펀드는 벤치마크(추종 지수)와의 괴리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 ETF 대비 강점이다. 크지 않지만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일례로 대신자산운용이 지난달 27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공모펀드 ‘대신 KOSPI200 인덱스 X클래스’의 최근 5년 수익률(9월 말 기준)은 84.33%로, 벤치마크인 코스피200지수 상승률(53.19%)을 31.14%포인트 앞섰다.

최 부문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공매도 거래가 정지됐을 때 선물 매도 거래가 활발해진 걸 활용한 차익거래로 많은 초과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매도 거래 정지의 풍선효과를 활용해 짭짤한 수익을 챙겼다는 설명이다.

현·선물 외에도 보통주·우선주, 합병 예정인 상장사들 사이에서 이론과 실제 가격 차이를 활용한 차익거래를 통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최 부문장을 덧붙였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