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단체들이 노사의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위법으로 규정하고, 가처분 신청과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전방위적인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 삼성전자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일대에서 집회를 열고 "세전 영업이익의 12%를 성과급으로 연동·할당하는 노사 잠정 합의는 위법하다"며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거치지 않는 한 법률상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번 잠정 합의안에 따라 삼성전자 노사는 성과급을 OPI(성과인센티브)와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으로 구분해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주주운동본부는 "OPI 1.5%와 특별경영성과급 10.5%를 합산해 영업이익의 약 12% 수준으로 성과급 재원을 형성하는 행위는 지급 시점이 세후라 하더라도 재원 산정 기준이 세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인 이상 위법성의 본질은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단체는 잠정 합의안을 비준·집행하는 이사회 결의가 상정될 경우 이사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합의안에 찬성한 이사 전원을 대상으로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 위반을 물어 손해배상 청구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상법상 이사의 충실의무는 회사뿐만 아니라 주주를 위해서도 직무를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규정된 만큼, 주주 가치를 훼손한 이사들의 행위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이외에도 주총 결의를 생략한 단체협약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및 무효확인의 소, 위법 파업 참가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병행할 계획이다.
주주운동본부가 제시한 법리적 위법 사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을 먼저 공제한 후 분배해야 하므로 세금 징수 전 성과급을 산정하는 것은 국가의 조세권을 우회한다는 주장이다.
둘째, 세후 이익 단계라 하더라도 상법 제462조 1항이 규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사 외부로 자금을 유출할 수 없다는 점을 꼽았다.
셋째, 산정된 배당가능이익의 분배권은 투자 위험과 손실을 부담한 주주에게 귀속되어야 하므로 최종 성과급 산정은 주주총회를 거쳐야 한다는 논리다.
이와 함께 단체는 500만명에 달하는 삼성전자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전국 단위의 주주 결집 운동에 돌입했다.
주주명부 열람을 통해 주주서한을 발송하고, 단체 네이버 카페와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ACT)'를 활용해 전 국민 대상 소송인단을 모집할 계획이며 소송 비용은 주주 모금으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노조를 향해서는 파업 철회를 강하게 압박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날로 예고됐던 파업이 유보된 것은 시한이 6월 7일로 연장된 것에 불과하므로 위법성의 위협은 진행 중"이라며 "파업 예고를 철회하고 이사회 부결 시에도 재파업에 돌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요구했다.
같은 날 오전 또 다른 주주단체인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도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노조의 집단행동을 정면 비판했다.
실천본부 측은 노조를 향해 "납기일이 생명인 반도체 산업의 급소를 틀어쥐고 국가 경제를 인질로 잡았다"며 "반도체 경쟁국들에 이미 막대한 반사 이익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만약 조합원 찬반투표가 부결되고 파업을 강행한다면 정부가 그 즉시 긴급조정권을 발동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정치권을 향해서도 국가 기간산업의 파업을 제한적으로 금지할 수 있는 법안을 즉각 마련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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