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관세 '촉각'…"TV·가전 생산지 이전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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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최혁 기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최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의 상호관세 조치가 유예된 상황에서도 품목별 관세 부과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사 주요 제품군이 품목별 관세 사정권 안에 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생산지 이전 등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美 관세 추가 상황 불확실"…생산지 이전도 고려

삼성전자는 30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주요 사업부문별로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현재는 상호관세 유예 조치로 10%의 보편관세만 부과받고 있지만 향후 품목별 관세 조사 이후 발표될 정책 내용에 따라 상황이 언제든 변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관세 정책의 급변동, 주요국의 지정학적 갈등 불확실성으로 사업 영향을 예측하고 대책을 세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반도체, 스마트폰, 태블릿 등 주요 제품이 상호관세에서 제외된 대신 품목별 관세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이어 "주요국 통상정책 향배를 예의주시하면서 관련국과 긴밀히 소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MX(모바일경험)는 반도체 파생상품 관세를 가정할 때 주요 제품 가격 상승이 예상돼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신제품 확대로 수익성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VD(영상디스플레이)와 DA(생활가전)는 프리미엄 제품 확대를 추진하고 일부 물량 생산지 이전도 고려해 관세 영향 최소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BM3E 샘플 공급 완료…HBM4, 내년 판매에 기여

메모리의 경우 올 2분기엔 인공지능(AI) 서버향 수요가 견조세를 보이고 상호관세 유예로 미리 재고를 확보하려는 추세가 관측되고 있다. 하지만 2분기엔 "주요국들의 추가적인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한 직·간접적 수요 영향성에 대해선 지속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전반적 실적은 하반기로 가면서 개선세가 확대되는 '상저하고' 모습이 예상된다"며 "D램의 경우 HBM3E 개선 제품 초기 수요 대응을 확대하고 고용량 제품 중심 대응으로 고부가 제품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HBM3E 개선 제품 샘플을 주요 고객사에 공급한 상태다. 2분기부터는 점진적으로 판매기업 폭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관세와 AI향 수출 규제 불확실성으로 하반기에 변동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HBM 판매량이 분기마다 계단적으로 회복된다고 예상했다.

HBM4와 관련해선 "고객사 과제 일정에 맞춰 기존과 같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며 "커스텀 HBM도 HBM4·HBM4E 기반 과제로 복수의 고객과 협의하고 있고 커스텀 HBM4 일부 과제는 2026년부터 판매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플래그십 제품에 시스템온칩(SoC)를 적용하고 2억화소 센서 판매를 확대한다. 파운드리는 2나노 공정 양산을 안정화하고 모바일·차량용 수요에 대응해 실적 개선을 추진한다.

美 관세 탓 "스마트폰 수요 감소"…트리폴드폰 '검토중'

MX도 2분기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전체 스마트폰 수요가 1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글로벌 관세 정책에 따라 전망치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스마트폰 출하량, 평균판매단가(ASP) 모두 플래그십 출시 효과가 감소하면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관세에 따른 불확실한 거시경제 속에서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 대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태블릿도 성장세가 둔화되겠으나 프리미엄 수요는 지속될 것이고 웨어러블은 프리미엄 수요 증가와 신흥시장 보급으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도 플래그십 중심의 확판 기조를 갤럭시S25 엣지, 기존 갤럭시S25 시리즈 판매로 유지한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전략이다. 또 어썸 인텔리전스를 갤럭시A 시리즈에도 탑재해 AI폰 라인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하반기 출시되는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에 관해선 직접적 언급을 피했지만 성능과 디자인·내구성을 대폭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출시 계획에 관해선 "신규 폼팩터의 경우 적정 품질과 사용성 확대를 통해 시장 요구와 고객 기대에 부합하는 것이 가장 필수적"이라며 신규 폼팩터 제품도 성능과 품질에서 우위를 점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검토중"이라고 했다.

TV 점유율 회복 속도…중저가형 시장 공략 추진

TV 사업도 미국 관세가 과제다. 고부가 제품군으로 분류되는 QLED·OLED 등 초대형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지만 미국 관세 영향이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면서 중저가형 TV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장해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회사는 "비전 AI를 기반으로 화질·음질 등 TV 본연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소비자 니즈와 취향을 파악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등 실질적인 AI 기능으로 고도화하고 개선한 QLED·더 프레임까지 확대 도입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겠다"며 "OLED·98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군을 확대하고 75인치 이상에 엔트리 제품을 강화해 중저가 시장에 대응하겠다"고 했다.

DA는 AI 혁신 제품 판매를 확대해 'AI 가전' 리더십을 이어가면서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선한다.

삼성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79조1405억원, 영업이익 6조685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1%, 1.2% 증가한 것이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은 DS부문이 부진했지만 갤럭시S25 시리즈와 VD·가전 사업 고부가 제품 판매량이 늘어 선방했다. 삼성전자는 로봇·AI 등 다양한 신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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