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서 외국인이 100억 달러 가까이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9개월 연속 순유출이다. 4월 초 미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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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올해 4월 이후 국제금융·외환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인은 국내 주식과 채권 시장 등에서 17억 달러를 매도했다. 3개월만에 순유출 전환이다.
주식과 증권 시장은 엇갈렸다.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는 93억 3000만 달러를 팔아치웠다. 주식자금은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8월 이후 9개월 연속 순유출이 이어졌다. 4월 초 미 상호관세 부과 발표 이후 글로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이는 2020년 3월(-110억 4000만달러) 이후 월중 최대 순유출 규모다.
반면 채권시장에서는 76억 3000만 달러의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다. 지난 3월(48억 3000만 달러) 대비 유입 상승폭을 늘렸다. 채권자금은 3개월 물이 3월 중 36bp에서 4월 46bp 오르는 등 차익거래유인이 확대되고, 중장기채권 투자수요가 지속됐다.
원화값은 큰 변동폭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2월 1463.4원, 3월 1472.9원까지 치솟다가 4월 1421.0원 이달 14일에는 1420.2원까지 내려갔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3월 989.7원에서 이달 14일 966.2원으로 2.4% 줄었다. 같은 기간 원·위안 환율은 202.78원에서 197.02원으로 2.8% 감소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연고점(4월 9일 1484.1원)까지 상승했다가, 미 상호관세 부과 유예 및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 등에 영향받으며 상당폭 하락한 것으로 봤다.
환율 변동성을 살펴보면 4월 중 전일대비 원·달러 환율 변동 폭은 9.7원으로 전월(4.3원)보다 크게 확대됐다. 변동률로 따지면 0.67%로 전월(0.29%)대비 늘었다.
달러 조달 여건을 나타내는 3개월 원·달러 스와프레이트(원화 조달 금리)는 지난달 -2.47로 전월(-1.97)보다 하락했다. 원·달러 스와프레이트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이달 14일 기준으론 -2.47로 더 떨어졌다.
대외 외화차입여건은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21bp로 전월대비 6bp 상승했고, 중장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46bp로 전월대비 26bp 하락했다. CDS프리미엄은 37bp로 전월대비 4bp 상승했으나 장기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2022년 1월부터 2025월 4월중 CDS 프리미엄의 평균은 37b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