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신규 투자 라운드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모델 경쟁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인프라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도 글로벌 AI 인프라 생태계와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앤트로픽 몸값 9650억 달러…오픈AI 넘었다
앤트로픽은 최근 진행한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서 650억달러를 유치했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투자 후 기업가치는 9650억달러, 우리 돈 약 1440조원으로 평가됐다.
이는 지난 2월 평가액 3800억 달러보다 2.5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상장을 추진 중인 오픈AI가 지난 3월 말 기록한 평가액 8520억달러도 넘어섰다. 다만 오픈AI 역시 상장 시 기업가치가 최대 1조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앤트로픽은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의 개발사다. 오픈AI의 경쟁사로 꼽히며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주요 투자사로 참여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이달 초 기준 연 환산 매출액이 47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업무 현장에서 클로드를 활용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슈나 라오 앤트로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자금 조달은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사상 최대 수요에 대응하고 연구의 최전선에 서며 더 많은 업무 현장에 클로드를 도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확보한 자금이 AI 인프라 확충에 투입될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으로 읽힌다.
삼성전자·하이닉스,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로 합류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우리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마이크론도 참여했다. 이들은 앤트로픽의 '전략적 인프라 파트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협력 관계는 고객 요구에 맞춰 컴퓨팅 역량을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참여는 AI 반도체 생태계 확대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AI 서비스 고도화로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저장장치 수요도 함께 커지고 있다.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넓히는 것은 향후 공급 기회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앤트로픽은 최상위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도 몇 주 안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 모델은 전문가 수준의 사이버 보안 취약점 탐지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커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반 공개가 미뤄져 왔다.
앤트로픽은 "이와 같은 수준의 능력을 갖춘 모델은 일반에 공개되기 전 더욱 강력한 사이버 보안 조치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러한 보안 조치 개발을 빠르게 진행 중이며 몇 주 안에 미토스급 모델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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