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6.5조… 시장 전망치 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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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뉴스1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연결 기준 잠정 매출 75조 원, 영업이익 6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7일 기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인 7조970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 밑도는 실적이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5.18%, 영업이익은 29.19%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65%, 영업이익은 130.50% 증가했다.

이날 잠정 실적에서는 사업부별 세부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반도체(DS)부문에서 3조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DS부문은 2023년 ‘반도체 겨울’을 맞아 14조8800억 원의 연간 적자를 낸 뒤 지난해 1분기 1조9100억 원, 2분기 6조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회복했으나 3분기(3조8600억 원) 이후 다시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실적 부진에는 주력 사업인 D램,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시장 침체 지속과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 제품의 엔비디아 공급 좌절이 영향을 미쳤다. D램 주요 공급처인 PC, 스마트폰 시장 회복이 지연되는 한편 중국발 D램 물량 공세가 확대되며 제품 가격이 최근 급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램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6월 2.10달러에서 12월 1.35달러로 수직 낙하했다.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1~3월)에도 D램 가격이 8~13%가량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침체된 메모리 시장에서 유일하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AI) 수요 HBM 시장에서도 고전이 지속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7~9월)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의 엔비디아 공급과 관련 “주요 고객사 퀄 테스트(성능 검증) 과정에서 주요 단계를 완료했다.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전망된다”며 4분기 공급을 시사했으나 결국 해를 넘겼다. 삼성전자는 설계 변경한 HBM3E 제품을 올 상반기(1~6월), 6세대 HBM4 제품을 올 하반기(7~12월)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이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이와 관련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사업부와 반도체 설계를 맡는 시스템LSI사업부의 적자 폭도 전기 대비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율 및 고객사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두 사업부 모두 4분기 조 단위 적자를 낸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시장 컨센서스와 차이가 예상보다 크게 벌어진 데에는 파운드리, 시스템LSI사업부의 부진 영향도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바이스경험(DX)부문도 이날 세부 실적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4분기 약세를 보였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는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사업부 2조 원 안팎, 디스플레이 1조 원 안팎, TV·가전 300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사 연간 매출은 잠정 300조800억 원으로 2년 만에 300조 원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메모리 사업은 PC·모바일 중심 제품 수요 약세 속 연구개발비 증가 및 선단공정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초기 램프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DX부문에 대해서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 효과 감소 및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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