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경영진이 사상 초유의 총파업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부회장과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 사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공동명의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임금 협상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안타깝게 받아들인다”며 “교섭이 장기화하며 많은 임직원이 우려와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엄중한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미래 경쟁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경영진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임직원 여러분께서도 미래 경쟁력이 손실되지 않도록 각자 역할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경영진이 진화에 나선 것은 노조가 예고한 21일 총파업이 현실화하면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위기감 때문이다. 노조 측은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300조원)의 15%인 약 45조원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경영진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노조 내부는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고 있다. 분열의 도화선은 삼성전자 노조 내 최대 규모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의 최승호 위원장이 이견을 제기한 조합원을 직권으로 영구 제명한 사건이었다. 최 위원장은 최근 조합원 단체 대화방에서 성과급 투쟁 방식에 대해 “메모리(사업부)만 더 받고 끝내면 안 되느냐”는 의견이 나오자, 해당 조합원을 향해 “동행노조 집행부인가, 왜 프락치 짓을 하느냐”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어 노조 규약 제60조인 ‘쟁의행위 중 위원장의 임시 조치’ 권한을 행사해 소명 절차조차 생략한 채 해당 조합원을 영구 제명 처리했다.
과반 노조의 이 같은 독단적 운영은 즉각적인 반발을 불렀다. 가전과 TV 등 DX부문이 주축인 동행노조는 지난 4일 공동투쟁본부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동행노조는 이날 초기업노조에 공문을 보내 “과반 노조의 권한을 남용해 우리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비하 등을 지속했다”며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초기업노조의 독단적 운영이 계속되면 노동위원회 시정조치 신청 및 민·형사상 법적 조치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내분이 격화하면서 임금·성과급 협상을 위해 결성된 투쟁본부가 사실상 와해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노 갈등이 격화할수록 노조의 협상 동력은 떨어지고 조직 내 불신만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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