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銀, 작년 ELD 12조 판매
주가급등에 대거 녹아웃 발생
수익률, 최저금리 수준 추락
중도해지시 수수료도 발생
금감원, 불완전판매 경고
역대급 증시 활황에 은행권이 ‘주가지수연동예금(ELD)’ 상품을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지만, 실제 가입자가 예상한 것보다 수익률이 훨씬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이 지난해 판매한 ELD 상품은 총 253개로 집계됐다. 총 판매액은 12조3338억원에 달한다. ELD는 수익률이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예금이다. 코스피·코스닥 등 주가지수가 적당한 상승세를 보이면 예금 상품임에도 연 10%가 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문제는 최근과 같이 주가지수 변동폭이 급등할 때다. 상당수 ELD 상품엔 단 한 번이라도 주가지수가 매우 크게 상승하거나 하락하면 사전에 정해둔 낮은 확정 금리(1~2%)만 준다는 조건이 붙어 있다. 이를 ‘녹아웃(Knock-out)’ 조건이라고 한다. 보통 주가가 최초 ELD 상품 가입 시점 대비 20~30% 올랐을 때 녹아웃이 발생한다.
문제는 작년부터 코스피가 급상승하면서 작년에 출시된 전체 ELD 상품 253개 중 절반 이상인 133개 상품에서 녹아웃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녹아웃 조건이 달린 ELD 상품으로만 보면 100%다. 심지어 한 시중은행에선 ELD 상품을 총 40개 출시했는데 모조리 녹아웃되기도 했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 올해 들어 4대 은행이 출시한 전체 ELD 상품(69개) 중 녹아웃 조건이 붙은 상품은 48개다. 이 가운데 실제 녹아웃이 발생한 상품이 37개에 달한다. 해당 조건이 달린 상품의 77%, 전체 ELD 상품 중에선 53%에서 녹아웃이 나타난 셈이다.
가령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KB스타 ELD 26-1호’ 고수익 추구형(녹아웃형) 상품을 선보였다. 최고 연 11.2%의 만기 이율을 내걸었지만 녹아웃돼 실제 수익률은 연 2.45%에 불과했다. NH농협은행도 마찬가지다. 최고 연 10.1% 수익률을 내세운 ‘원금보장형 ELD 26-1호’ 수익2형 상품을 선보였지만 녹아웃이 발생했다. 결국 실제 수익률은 연 2.1%에 그쳤다. 사실상 정기예금보다 못한 수익률을 낸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적금을 빼서 주식을 사는 ‘머니무브’를 최대한 막고자 은행도 ELD나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적극 선보이는 것”이라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이후 ELS 취급이 어려워진 만큼 ELD로 눈을 돌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은행권은 ELD 상품 추가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일주일 새 KB국민·NH농협·IBK기업은행 등이 새 상품을 선보였다.
일각에선 ELD 상품이 줄줄이 녹아웃되는데도 신규 상품을 계속 출시하는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출시된 ELD 상품 중 녹아웃 조건이 붙은 비중은 작년보다 높아졌다. IBK기업은행이 내놓은 상품 중엔 녹아웃 발생 시 금리가 연 0.5%로 뚝 떨어지는 것도 있다.
ELD 상품은 중도 해지 시 수수료도 내야 한다. 보통 3개월 미만이면 수수료율이 0.15~0.4%,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이면 0.05~0.15% 수준으로 책정된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4월 간담회를 열고 소비자 유의 사항을 안내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녹아웃 옵션이 있으면 최저금리가 적용되고 중도 해지 시 원금이 일부 손실될 수 있다는 점을 소비자가 잘 모르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금융사에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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