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싹 속았수다' 주연 박보검
애순만 사랑하는 관식 열연
넷플릭스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 속 최고의 장면은 셋째 아이 동명이가 하늘로 떠난 직후의 신일 것이다. 앳된 엄마 오애순은 넋이 나가 오열하고, 무쇠 같던 아빠 양관식은 처음으로 감정을 노출하며 완벽하게 무너져버린다. 그 장면을 보며 눈물 쏟지 않은 시청자는 없을 것이다.
양관식을 연기한 배우 박보검은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 역할을 처음 맡았는데 아이를 잃은 슬픔을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다. '이게 정말 내 아들인가, 내 아이가 정말로 죽었단 말인가…'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연기했다"며 고 말했다. 이어 "하루 벌어 먹고사는 우리들의 일생에 관한 작품, '산 사람은 살아야지, 살면 살아진다'는 마음으로 대사를 하려 노력했는데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털어놨다.
현재 3막(1~12화)까지 공개된 '폭싹 속았수다'는 상반기 최고 히트작이다. 전날 기준 플릭스패트롤에선 세계 시리즈 부문 4위에 올랐고, 비영어권 작품으론 세계 2위다. 아이유(이지은)와 함께 주연을 맡은 박보검은 "극에는 관식을 연기한 4명의 배우(이천무, 문우진, 박보검, 박해준)가 출연하는데, 관식이 청년이 되기 전 아역 배우들이 워낙 연기를 잘해줘서 덕을 많이 봤다"고 웃었다.
양관식이란 캐릭터는 마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니콘처럼 느껴진다. 어린 시절부터 한 여자만을 사랑했고, 야반도주 끝에 혼인했으며, 궁핍할지언정 가정을 꾸렸다. 딸아이에 대한 짝사랑도 남다르다. 박보검은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양배추 달아요"를 꼽았다. 박보검은 "그 표현 한마디만으로 애순을 후원하고 지지하는 관식의 마음이 느껴진다. 하나의 장면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매 장면이 명대사, 명장면"이라고 강조했다.
촬영 중 비화도 여럿 공개했다. 뱃전에서 뛰어내린 관식이 항구에서 우는 애순에게 돌진하는 장면이 있다. 박보검은 "대역 수영선수도 준비해주셨는데 제가 워낙 수영을 좋아해서 자신감을 갖고 직접 수영을 했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실제로 중학교 때 수영선수로 활동했다.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시작되는 유치환의 '깃발'을 애순 앞에서 외치는 장면에 대해 박보검은 "큰소리로 시를 외우다 중간에 멈칫 하는 장면이 있는데 실은 대사를 잊어버렸던 것"이라며 "까먹는 모습이 오히려 진짜 같아서 감독님이 그 장면을 그대로 쓰셨다"며 웃었다.
[김유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