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비명에 몸이 움직였다”…목에 칼 찔려도 범인 밀쳐낸 고교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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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달라 비명에 몸이 움직였다”…목에 칼 찔려도 범인 밀쳐낸 고교생

입력 : 2026.05.10 10:24

광주서 흉기 피습...여학생 “119 불러달라”
흉기 공격 당한 남학생, 지인에 도움요청

지난 7일 고교생 흉기 참변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사건 현장에서 한 시민이 추모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고교생 흉기 참변이 발생한 광주 광산구 월계동 사건 현장에서 한 시민이 추모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에서 발생한 여고생 흉기 피습 사건 당시 피해자를 도우려다 공격을 당한 고교생 A군이 당시 상황을 전했다.

10일 보도된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A군은 “처음에는 멀리서 연인끼리 싸우는 줄 알았다. 곧이어 ‘살려달라’는 비명이 들렸다”며 “비명소리에 그냥 몸이 먼저 움직였다”고 그날의 상황을 전했다.

지난 5일 오전 0시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고교생 B양은 당시 일면식도 없는 장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공격당했다.

소리를 듣고 길 건너편으로 달려간 A군은 피를 흘리며 쓰러진 여학생을 보고 몸이 굳었다. B양은 A군을 향해 “119를 불러달라”고 요청했고, A군이 휴대전화를 꺼내던 순간 장씨가 흉기를 들고 다가왔다.

A군은 휴대전화를 쥐고, 다른 손으로 흉기를 막으려다 손등을 크게 다쳤다. 이어 목 부위를 두 차례 찔렸고, 범인을 밀쳤다. 범인이 멈칫하던 사이 현장에서 벗어났다.

의식이 희미해질 정도로 피를 흘리던 A군은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사람이 칼에 찔렸다”며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했다.

지인의 신고로 B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군도 긴급 봉합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는 광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A군은 숨진 여학생의 이야기가 나오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그 학생이 살았어야 했는데”라며 “안타깝고 또 안타깝다”고 했다.

A군은 사건 이후 심각한 신체적·정신적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범인의 얼굴도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오기만 해도 몸이 굳는 외상 후 스트레스(PTSD) 증세도 나타나고 있다.

일상도 달라졌다. A군의 아버지는 “길에서 마주친 동물에게 물이나 간식을 주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던 아이”라며 “사건 직후 아이는 살이 다 떨어져 나간 상태였고 목까지 찔린 위험한 상태였다”고 했다.

아버지는 “왜 그렇게 위험한 데를 갔냐고 뭐라고 했다. 다음부터는 절대 나서지 말라고 했더니 ‘아빠라도 그 상황이면 그러지 않았겠냐’고 하더라”며 “수술 끝에 정신을 차리고 이후 상황을 설명 받은 아들은 침울해하더니 경찰이 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건이 알려진 뒤 온라인상에서 ‘남고생이 도망갔다’는 식의 댓글을 봐야 했다”며 “상처를 조금 입고 도망간 것처럼 말하는 걸 보고 마음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영웅처럼 봐달라는 게 아니다. 다만 아이가 잘못한 행동을 한 건 아니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아들이 한 행동은 숨겨야 할 일이 아니라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진 일이었다. 제 아들이 위축되기보다 당당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A군은 “그래도 같은 상황이 오면 또 몸이 움직일 것 같다”며 “이유도 없이 여고생을 살해한 범인을 크게 처벌해야 한다. 최고로 무거운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씨는 오는 14일 신상이 공개된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죽을 때 누군가를 데려가려 했다”,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가 충동이 들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장 씨가 ‘묻지마 범죄’ 형태의 계획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고 디지털포렌식과 사이코패스 검사 등 범행 동기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산구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A군에 대한 의사상자 신청과 ‘자랑스러운 광주학생상’ 수여 등의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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