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를 하면 사회와 단절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제 전공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군에서 경험했습니다.”
27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에서 열린 ‘제15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현서 육군 1기갑여단 상병(26)은 이같이 말했다. 정 상병이 이끄는 ‘아미 타이거 메디슨’ 팀은 주사를 맞은 곳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 분석하는 반창고 형태의 센서 ‘인퓨세이프’를 개발했다. 위험을 감지하면 의료진에게 자동으로 경보를 보내는 솔루션이다.
육군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과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 장병 1387명, 651개 팀이 참가했다. 지난해 506개 팀보다 28%(145개) 증가했다. 이종일 육군 인사사령관 직무대리는 “참신한 발상과 미래를 향한 도전이 어우러진 경연의 장이었다”며 “병영에서 시작된 아이디어가 실제 창업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상 1개 팀, 최우수상 2개 팀, 우수상 3개 팀, 장려상 5개 팀 등 총 11개 팀 소속 장병 39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상인 육군참모총장상은 ‘센티널AI’ 팀이 받았다. 미8군한국군지원단 일병들로 구성된 이 팀은 생성형 AI 사용 과정에서 기밀 정보 유출을 막는 로컬 AI 보안 솔루션 ‘센티널리’를 개발했다. AI가 프롬프트 입력 단계에서 정형 정보와 문맥 기반 기밀 정보를 탐지·마스킹해 외부 서버로의 전송을 차단한다. 생성형 AI 활용이 확산하는 가운데 내부 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보안 장치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팀 대표인 홍진솔 일병(21)은 “카투사로 근무하면서 미8군이 개발한 AI 모델을 사용한 경험이 아이디어의 출발점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최우수상은 6사단 소속 황두현 대위와 김성진 상병이 참여한 ‘청성수색’ 팀의 근골격계 통증 환자용 관절 관리 플랫폼 ‘뚜둑’에 돌아갔다. 이 플랫폼은 사용자의 통증 부위와 운동 수행 능력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운동 루틴을 제공하고, AI 자세 인식 기반 피드백으로 재활을 돕는다.
다른 수상작도 AI와 의료 기술을 결합한 아이디어가 주를 이뤘다. X-레이 한 장으로 충치와 치주염 등을 검출하고 치료 여부에 따른 2년 뒤 예후를 생성형 적대신경망(GAN)으로 시각화하는 ‘덴티가이드 AI’는 우수상을 수상했다. 움직임과 자세, 충격 등을 감지하는 ‘스마트 군번줄’로 장병 건강을 관리하는 플랫폼 ‘밀리’도 우수상을 받았다.
육군창업경진대회는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이 대회를 통해 실제 창업으로 이어진 사례는 지금까지 41건이다. 16건은 창업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재진 한국컴플라이언스아카데미 전무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려고 도전하는 장병들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가를 넘어 사람으로 기억되는 창업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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