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토픽] 난맥상 지적하면서 KFA 합류는 주저하는 젊은 축구인들, 이미지 관리? ‘정몽규 내부인’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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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월 26일 ‘제55대 회장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2월 26일 ‘제55대 회장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스포츠동아DB

4번째 임기에 나선 정몽규 회장 체제의 대한축구협회(KFA)가 신임 집행부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KFA는 최근 2025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어 제55대 집행부 구성과 관련한 주요 임원(부회장, 이사 등) 선임을 정 회장에게 위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부회장 및 이사 선임은 총회 의결로 선임 권한을 회장에게 위임할 수 있다’는 협회 정관에 따른 결정이다.

그런데 KFA는 임원 명단을 공개하지 못했다. 행정감사에 정태석 울산시축구협회 회장을, 회계감사에 이태호 감사의 연임을 결정했을 뿐이다. 대의원 25명(총 34명)이 참석해 진행된 이번 총회는 정 회장이 2월 경선에서 4연임에 성공한 뒤 처음 열린 회의였는데, 회장 취임 보고 및 2024년도 사업실적 결과, 회계 결산 등이 승인됐지만 핵심 안건인 인사는 빠졌다.

본래 정 회장은 이번 총회에서 새 집행부 인선을 마무리하는 걸 목표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기한을 미뤘다. 좀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아예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KFA의 제안을 받은 이들이 줄줄이 거절 의사를 전한 탓이다.

183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해 156표를 얻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된 정 회장은 강한 인적 쇄신을 공약했으나 처음부터 현실의 벽에 부딪힌 모습이다. 쇄신의 핵심은 젊은 축구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있는데 계획이 꼬였다. 실제로 정 회장은 상근부회장이나 전무이사 등 축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보직에 젊은 인재들의 등용을 바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K리그 승부조작 가담자 기습사면 시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공정성 논란 등 ‘3기 정몽규 집행부’ 시기의 각종 행정적 난맥상에 대해 방송,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여온 스타 플레이어 출신 유명 축구인들이 KFA의 제안을 받고 거절했다는 점이다.

각자에겐 피치 못할 사정도 있겠으나 결국 이미지 관리의 이유가 커 보인다. 정치권 공세에 끊임없이 시달리고 여론마저 냉담한 ‘정몽규호’에 발을 들이는 걸 꺼린다는 얘기다. 그러나 행동하지 않고 참여하지 않는 모습은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 밖에서 훈수만 놓는 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이들은 회장 선거에도 도전하지 않았다. 한국축구에 필요한 것은 헌신하는 책임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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