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은 11일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사저에 도착해 환영나온 입주민과 지지자들에게 “다 이기고 돌아온 거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한 지지자가 “너무 가슴 아파요”라고 하자 윤 전 대통령은 “어차피 뭐 (대통령) 5년 하나 3년 하나…”라며 웃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도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어린아이를 껴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윤 전 대통령은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공개한 메시지에서도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하거나 헌재 결정 승복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나라와 국민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면서 정치 행보를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하면서도 관저 입구에서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주먹을 불끈 쥐는 모습을 보였다. 또 ‘과잠’(대학교 학과 점퍼)을 입고 관저 정문 앞에서 기다리던 청년들을 껴안기도 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요청으로 관저 앞에서 윤 전 대통령을 배웅할 수 있었다고 밝혀 ‘연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3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국회, 헌법에 의해 쫓겨난 대통령이 마치 자기가 개선장군, 승리자인것처럼 코스프레하는 것을 망상이라고밖에 더 얘기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의 퇴거 쇼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을 조롱하려는 싸구려 연출”이라며 “한 줌 지지자들에겐 메시지가 될 지 모르겠으나, 압도적 다수의 국민에겐 더 큰 절망감과 분노를 일으킬 것”이라고 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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