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 2만가구 재건축 ‘봇물’
13개 단지에 최대 43층 아파트
통합방식 6·7단지 신탁사 선정
5단지도 한자신이 사업시행
인근 철산·광명뉴타운도 활발
규모·입지 1기신도시와 비슷
입주많아 집값 약세는 부담
‘준서울’ 지역으로 불리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 일대 주공아파트들이 재건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근 철산 주공아파트(재건축)와 광명뉴타운(재개발)에 이어 하안동 재건축까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하안주공6·7단지는 최근 신탁 방식으로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르면 이달 중으로 한국토지신탁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전망이다.
하안주공6단지는 1260가구, 7단지는 1342가구다. 둘 다 1990년 준공된 단지로 통합 재건축을 마치면 약 3300가구 규모의 대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주공6·7단지 외에 다른 단지들도 사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주공5단지는 지난 1월 한국자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 이 단지는 최고 15층 높이의 아파트 2176가구 규모로 구성돼 있으며, 최근 정비계획 주민공람을 마쳤다. 주공3·4단지도 대한토지신탁과 KB부동산신탁 컨소시엄을 예비신탁사로 선정한 뒤 최근 정비계획 주민공람 작업에 들어갔다. 두 단지를 합쳐 3566가구인데 통합 재건축을 마치면 4095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주공9단지도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올해 1월 교보자산신탁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주공1·2단지와 8단지는 조합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나머지 단지들도 사업 방식을 결정하기 위해 주민들에게서 의견을 모으고 있다.
1980~1990년대 대규모 주택단지로 조성된 하안택지지구는 면적이 약 136만㎡다. 하안주공1~13단지 아파트로 구성돼 있고, 전체 규모만 2만2258가구에 달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관리하는 13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단지들은 모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지난해 초에는 광명시가 체계적인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하안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광명시는 계획을 발표하며 하안주공 13개 단지를 9개의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1·2단지, 3·4단지, 6·7단지, 10·11단지는 통합개발을 권고하기 위해 하나의 구역으로 묶었고, 나머지 5·8·9·12·13단지는 각각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됐다.
광명시가 마련한 지구단위계획에는 모든 단지의 용도 지역을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이같이 종상향이 되면 법적 상한 용적률은 기존 250%에서 300%로 늘어난다. 하안주공1~13단지 대부분이 15층 높이의 중고층이라 기존 용적률로는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광명시는 친환경 건물에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이보다 더 줄 방침이다. 용적률과 높이 규제가 완화되면 하안주공 아파트들은 기존보다 약 6000가구 늘어난 약 2만8000가구 규모 주거 단지로 변신하게 된다.
최고 높이 기준은 130m로 제시됐다. 보통 아파트 1층 높이가 3m란 점을 고려하면 이론적으론 43층까지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랜드마크 주동은 주변 경관에 저해되지 않는 선에서 높이를 이보다 더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종상향에 따른 공공기여는 안양천 수변공간 활성화를 위한 덮개공원을 만드는 계획 등에 활용된다.
광명에선 하안동 외에 철산동 재건축과 광명뉴타운 재개발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철산주공은 4단지(철산센트럴푸르지오)와 7단지(철산역 롯데캐슬&SK VIEW 클래스티지) 재건축이 끝났고, 8·9단지와 10·11단지는 재건축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12·13단지도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재건축이 확정됐다.
다만 재건축·재개발이 동시다발로 진행돼 입주장이 몰리면서 광명 일대 부동산 시장은 약세를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하안동 일대에서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주공5단지 전용 79㎡는 올해 1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시세(6억7000만원)보다 오히려 떨어졌다. 올해도 광명에선 ‘철산자이더헤리티지’(3804가구·5월)를 시작으로 11월 ‘광명센트럴아이파크’(1957가구), 12월 ‘광명자이더샵포레나’(3585가구) 등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