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초과사망자 1만여명 돌파
더위 피하려 강·바다에 빠져 익사도
미국선 주민 5800만명에 폭염 경보
지구촌 곳곳이 전례 없는 기록적 폭염으로 몸살을 앓으며 인명 피해와 자연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일주일 만에 1만 명이 넘는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고 미국에서는 대규모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12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폭염이 유럽 대륙을 강타한 지난 6월 22~28일 사이 유럽 27개국에서 평년보다 1만여 명 많은 ‘초과 사망자’가 기록됐다. 개별 사인이 모두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사망자 대다수가 65세 이상 고령층인 점으로 보아 극심한 더위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률 감시 네트워크 ‘유로모모(EuroMOMO)’의 라세 베스테르고르 박사는 “이 시기에 이 정도의 초과 사망률은 대단히 이례적이며 폭염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독일 로베르트코흐 연구소는 올해 온열질환 관련 사망자를 최소 5120명으로 추산했으며 영국에서도 5~6월 두 달간 2700여 명이 폭염 여파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더위를 피하려다 발생한 사고도 잇따랐다. 지난달 독일에선 극심한 더위에 강이나 바다로 뛰어든 99명이 익사했다. 이는 기록적 폭염이 강타했던 2003년 이후 23년 만에 최악의 수치다. 프랑스에서도 6월 중순 이후에만 131명이 익사로 목숨을 잃었다.
폭염은 일상과 문화·스포츠계 풍경도 바꿨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은 성수기 야간 개방을 포기하고 주말 오후 4시에 조기 폐관했으며 루브르 박물관 등도 관람 시간을 단축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는 전쟁 시기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더위 때문에 일부 구간을 축소 운영했다.
유럽 전역을 휩쓴 대형 산불 피해도 심각하다. 프랑스 퐁텐블로 숲 화재로 주요 고속도로가 부분 폐쇄됐으며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역대 최악의 산불로 현재까지 12명이 숨지고 1400여 명이 대피했다. 불에 탄 면적만 6600㏊(66㎢)에 달한다.
미국 역시 대륙 서부를 중심으로 살인적인 고온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미국 CBS 뉴스에 따르면 주말 사이 서부 지역 폭염이 정점에 달하며 약 5800만 명의 주민에게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몬태나주 빌링스는 기온이 43도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폭염 전선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중부 지역 역시 다음 주말까지 폭염이 이어질 것이라 경고했다.
기후 과학자들은 이 같은 극단적인 기상 현상의 원인으로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 다국적 기후 연구 단체인 ‘세계 기상 원인규명(WWA)’ 연구진은 “인위적인 기후변화 요인을 배제한다면 최근 북반구를 덮친 이 같은 수준의 폭염은 사실상 발생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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