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3일 “회생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이 없다”며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자금난으로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이행에 필요한 최소 2000억 원의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나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이 서로 책임을 전가하며 버티는 바람에 홈플러스의 위기를 타개할 돈줄이 막혔다.
홈플러스 사태는 사모펀드 대주주의 경영 실패, 낡은 정부 규제, 장기 노사 갈등 등이 얽히고설켜 벌어진 일이다. 홈플러스는 2015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경영 위기에 직면했다. MBK는 인수 대상 회사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빌리는 차입매수(LBO)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했는데, 경영진이 알짜 점포 등을 매각해 빚을 갚고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이 회사 경쟁력과 자금 상황은 법원 관리 없이 회복이 어려울 정도로 추락했다.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과 같은 규제도 홈플러스 몰락을 부추겼다. 대형마트에 대한 월 2회 일요일 의무휴업과 심야 영업 제한 규제에 손발이 묶여 쿠팡, 배달의민족 같은 배송 플랫폼과 온라인 ‘새벽 배송’ 경쟁을 할 골든 타임을 놓쳤다. 노사가 합심해도 어려운 판에 양측의 강 대 강 대립은 심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점포 매각, 인력 감축 등에 반대하며 장기간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금융감독원은 2일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있다며 MBK에 대해 ‘직무정지’ 등의 중징계 결론을 내렸다. 회사를 파산 위기에 빠뜨린 1차 책임은 대주주인 MBK와 경영진에 있다. 회사 인수와 운영 과정의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홈플러스가 문을 닫으면 당장 임직원 약 1만2000명이 일자리를 잃는다. 납품업체, 입점 상인들도 일거리를 잃거나 대금을 떼일 수 있다. 좋은 기업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망치는 것은 한순간이다. 부실 경영으로 멍든 기업의 피해는 근로자와 주주는 물론이고 납품업체와 입점업체 종사자와 가족, 채권자, 소비자, 주민 등 지역사회 모두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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