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삼중 규제에 둘러싸인 부동산 시장에서 여러 이상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서울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면적 가리지 않고 15억원에 근접하는 점이 대표적이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최대한도(6억원)를 15억원 이하 주택으로 제한하자 벌어진 일이다.
대출을 틀어막다 보니 서울에선 중저가 아파트 매물이 많은 지역으로 ‘영끌’ 수요가 집중된다. 올해 집값 상승률은 성북구(3.81%) 관악구(3.79%) 강서구(3.59%)가 인기 지역인 강남권을 제치고 서울 25개 자치구 중 1~3위다. 영끌 매수가 주도하는 ‘15억원 키 맞추기’는 하남 광명 위례 등 서울 인접 수도권 부동산 시장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고가 아파트 가격이 적잖은 하락 폭을 기록 중인데도 중저가 아파트로 매수세가 몰린 탓에 서울 주택 가격은 외려 상승세다. 4월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12억원(국민은행 시세)으로 1년 전보다 2억원 넘게 높아졌고, 최근 한 달 상승률은 4.35%에 달했다. 초강력 규제가 오히려 가격을 밀어 올리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 가격이 중대형을 앞지르는 기현상도 심심찮다.
역대 최강의 규제와 추가 규제 예고에도 매도자 우위시장이 지속되며 역설적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규제가 느슨한 ‘2급 주거지’ 아파트가 규제가 센 ‘1급 주거지’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빈번하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강남권보다 분양가가 높은 비강남권(동작구) 아파트도 등장했다. 모든 상황이 내집 마련 욕구와 영끌 수요가 강함을 보여준다.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중저가 아파트 가격 급등은 서민의 내집 마련을 더 힘들게 만든다. 중저가 주택 소멸은 내집 마련 수요자의 좌절감과 박탈감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일련의 전개는 강경 일변도 정책의 부작용과 한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규제와 봉쇄가 아니라 시장 친화적 부동산 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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