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에게나 권한다”는 오명으로 얼룩진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도심 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할지 주목된다. 국토교통부가 어제 발표한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은 고질적인 사업 지연 원인인 토지 확보율 문턱을 낮추고, 운영 투명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추진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역주택조합은 그동안 낮은 성공률 탓에 ‘지옥주택조합’으로 불릴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무주택 서민이 자발적으로 모여 땅을 사고 집을 짓는다는 취지는 좋지만 현실은 참혹했다. 서울의 지역주택조합 추진 사업지 114곳 중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조합은 16곳에 불과하다는 통계는 이 제도가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준다. 지역주택조합 사업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권 95%를 확보해야 한다. 높은 기준 탓에 ‘알박기’ 문제가 불거졌고, 고스란히 조합원 부담으로 전가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토지 소유권 확보율을 80%로 완화한 것이다. 지역주택조합을 일반 재건축 사업과 동일한 선상에 올려놨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알박기로 인한 사업 중단 리스크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사업지에 거주(1년 이상)하는 원주민은 보유 주택 크기와 관계없이 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원주민의 재정착을 돕고 사업 반대 요인을 줄이는 실효성 있는 조치다.
사업 주체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점도 옳은 방향이다. 자격 미달인 업무 대행사가 시장을 교란하던 행태를 막기 위해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하고, 공사비 검증과 경쟁 입찰을 의무화했다. 실적 보고 등의 의무를 연속으로 위반한 조합은 지자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사후 관리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지역주택조합은 전국 618개, 조합원은 26만 명에 달한다. 지역주택조합은 신축 주택의 약 4.2%(연평균 1만9000가구)를 차지한다. 이번 규제 완화가 단순히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심 주택 공급의 새로운 물길을 트는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꼼꼼한 감독으로 조합원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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