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고생 5%가 의료목적 外 마약류 경험… 흡연보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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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생 20명 중 1명이 의료용 마약류를 실제 아프지 않은데도 복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전국 중고등학생 3384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수면제, 신경안정제·항불안제 등 7개 의료용 마약류를 의료 목적 외에 복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평생 한 번이라도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4.2%)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번 조사는 치열한 입시 경쟁과 외모 지상주의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청소년들이 이를 쉽게 해결하려는 방법으로 약물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6개월 동안 의료 목적 외에 의료용 마약류를 사용한 비율은 ADHD 치료제(24.4%)가 가장 높았다. 강력한 각성 효과 때문에 ‘공부 잘하는 약’으로 통하는 ADHD 치료제는 잠이 부족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질 때 오남용되고 있었다. 그다음으로는 식욕억제제, 수면제, 신경안정제·항불안제 순으로 사용 빈도가 높았다.

술·담배나 불법 마약과 달리 의료용 마약류는 병원에서 처방되는 합법적 약물이다 보니 덜 위험할 것이란 인식이 있다. 하지만 잘못 사용하면 의존성이 생기기 쉽고, 마약 중독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비대면 유통 확산으로 의료용 마약류가 청소년에겐 술·담배보다 오히려 접근이 쉬워졌다는 점이다. 같은 조사에서 의료용 마약류를 텔레그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게 됐다는 비율이 약 27%나 됐다. 의료용 마약류는 병원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만 살 수 있는데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구입하는 비율은 약 16%였다. 얼마나 불법 유통이 만연해 있는지 알 수 있다.

의료용 마약류를 오남용하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이 무너지고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더욱이 아직 성장이 끝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치명적이다. 학업 스트레스, 우울과 불안 등 정서적 취약성을 가진 청소년일수록 약물의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의료용 마약류를 손쉽게 구할 수 없도록 청소년에 대한 처방을 엄격히 제한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불법 유통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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