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까지 사실상 마무리된 6·3 지방선거는 여야 정치권 모두에 대한 민심의 ‘절묘한 견제’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여당이 지방 권력까지 통째로 넘겨받아 일방 독주하는 일이 없도록 하면서, 동시에 제 역할을 못 하는 야당도 확실히 질책하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16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중 경기와 인천, 부산을 포함해 모두 12곳에서 이겼다. 하지만 상징성이 큰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해 웃으려야 웃을 수 없는 형편이다. 함께 치러진 14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절대다수인 9곳을 차지했지만, 이 역시 승리라고 얘기하기 어렵다. 14개 중 13개 선거구가 민주당 의석이었고 공들인 부산 북구갑과 경기 평택을 선거에서도 졌다.
국민의힘도 돌아봐야 할 대목이 많다. 무엇보다 서울에서의 힘겨운 승리가 없었다면 누가 보더라도 참패한 선거다. 선거 결과는 4년 전과 달리 부산, 인천은 물론 대전·충청권, 강원 등 전국 많은 지역의 민심이 확연히 돌아섰다는 것을 보여준다.
선거 기간 내내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선거전 초반에는 서울을 포함해 최대 15개 광역단체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을 만큼 압도적 승리를 자신한 것도 사실이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한 증시 활황세에다 내부 갈등에 휩싸인 야당에 대한 유권자의 실망감이 큰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유권자의 최종 선택은 여당 기대와 다르게 나타났다. 정치 현안보다 부동산 등 민생 분야 정책이 직접적으로 수도권 지역 민심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강도 대출 규제와 증세 우려는 서울은 물론 경기 남부 벨트의 기초단체장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심 앞에 더 겸손해지라는 질책”이라고 했고,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이 여야 어느 한 편의 손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옳은 상황 인식이다. 사사건건 대치할 게 아니라 미래 비전을 가지고 경쟁하는 정치를 하라는 게 유권자의 요구다. 선거 민심을 여야 모두 제대로 새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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