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 위기의 방파제인 실업급여는 고용보험 전체 지출의 약 83%를 차지한다. 실업급여 지출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고용보험 적자가 6000억 원에 육박했다. 다른 기금에서 빌려온 차입금을 뺀 고용보험의 실질 적립금은 796억 원에 불과해 바닥을 드러냈다. 근로자의 생활 안정과 구직 활동을 위한 사회 안전망인 고용보험의 고갈을 막으려면 급증하고 있는 실업급여 지급 기준 정비와 지출 사업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실업급여 증가 원인으로 최저임금과 연동돼 빠르게 올라간 지급 기준이 꼽힌다. 실업급여 상한액은 고용노동부가 심사위원회를 거쳐 결정하지만,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로 묶여 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하한액만 오르는 구조다. 올해 하한액이 상한액보다 커지는 ‘역전 현상’이 예상되자, 노동부가 상한액을 6년 만에 인상하는 일도 벌어졌다. 실업급여는 사회보험료 등을 뗀 최저임금 실수령액보다 많다. 일하지 않는 사람이 일하는 사람보다 더 받는 것은 문제다. 반복 수급자도 해마다 늘어난다. 감사원도 이 때문에 “실업급여 하한액 산정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지원 대상을 자꾸 늘리면서 고용보험 재정도 압박받고 있다. 고용보험에서 나가는 모성보호 급여는 연간 4조 원이 넘지만, 정부의 재정 지원은 13.7%에 그쳐 재정 악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 재정 안정 없이는 지원 확대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부정 수급 감시를 강화하고 조기 재취업 수당 등 실효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하게 조정해야 한다.제조업과 건설업 등의 불황 여파로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가 1997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게 늘었다. 여기에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 보험료를 낼 피보험자는 감소하고 고령화에 따라 실업급여 지출이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용위기 대응력을 유지하려면 고용보험을 지금처럼 놔둘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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