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 정부 1년의 수치는 화려하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역대 최대 수출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취임 당시 2,700 선이던 코스피는 8,000 선을 훌쩍 뛰어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단숨에 2.6%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이면에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삼중고(三重苦)’에 시달리는 서민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성장의 온기가 한쪽으로만 쏠리는 ‘K자형 양극화’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뼈아픈 대목이다.
당장 서민 경제를 옥죄는 것은 고물가다. 중동 전쟁 여파로 5월 소비자물가는 2년 2개월 만에 최고치인 3.1%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도 1500원대에 고착화하고 있다.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 압박도 거세다. ‘민생 3고’의 공습은 한계 자영업자나 취약계층에게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서민의 실질소득이 늘지 않으면 소비도 살아나지 못한다. 이 대통령이 “물가 안정 없인 경제 성장도, 양극화 개선도, 국가의 지속적 발전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처럼, 민생 3고 현상을 일시적 성장통이 아닌 생존의 위기로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해소도 시급한 과제다. 당장 고통받는 취약계층과 한계기업에 대한 정교한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 중산층을 위한 일자리 확보 등 허약해진 ‘부의 사다리’도 재건해야 한다. 수출과 증시 호황으로 걷힌 초과 세수를 취약계층의 주거와 생활 안정, 미래 일자리를 위한 종잣돈으로 써야 민생 회복의 효과가 크다.선거에 밀려 속도를 내지 못했던 민생 입법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개혁에도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주택 공급 관련 법안이나 서민금융법,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등의 민생 법안 처리에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와 성과의 배분, 고용 안전성과 유연성의 균형, 정년 연장과 청년 일자리 등의 현안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2년 차 이후 정부의 성패는 서민의 지갑을 얼마나 두툼하게 만드는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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