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압승한 與… 더 겸손하고 더 절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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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시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시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민주당은 4일 오전 2시 30분 현재 시도지사 선거 16곳 중 13곳에서 앞서고 있다. 민주당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17곳 가운데 5곳에서만 승리했다. 이제 이재명 정부와 여당은 입법, 행정 권력에 이어 지방 권력까지 쥐며 남은 4년 임기의 국정 운영에 큰 탄력을 받게 됐다.

이번 선거는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 국민의힘이 불법 계엄과 지난 대선 이후 보여 온 행태에 대한 심판의 성격을 피할 수 없는 선거였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민주당의 압승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이재명 정부의 국정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민심의 주문으로 볼 수 있다. 내란 극복을 우선 과제로 내걸고 출범한 이재명 정부는 이번 승리로 지난 1년 동안 추진해 온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집값 안정, 실용 외교, 검찰·사법 개혁 등 국정 과제에서 더욱 속도를 높일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민주당은 승리 앞에 겸손해야 한다. 승리에 도취해 자만에 빠지면 곧바로 민심의 역풍을 맞는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 정치사에서 여러 차례 증명됐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지방선거와 총선 압승 뒤 정권을 내줬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도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뒤 다음 총선에서 참패했다. 두 정권 모두 부동산 정책과 4대 개혁 등 정작 풀어야 할 민생 문제 해결에서는 무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독주를 거듭한 결과였다.

민주당은 우선 절제된 모습부터 보일 필요가 있다. 사실상 견제 세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면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지난 1년간 민주당은 위헌 논란이 있는 일부 법안까지도 전혀 숙의 절차를 밟지 않고 밀어붙이는 독선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여야가 필리버스터 정국으로 맞서는 파행으로 이어졌고, 정부 정책을 뒷받침할 민생 입법 처리가 기약 없이 미뤄지는 악순환도 되풀이돼 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내란 청산에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했지만 여당이 임기 내내 과거에만 매몰되다가는 일반 국민은 물론 지지층조차도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우리 경제는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자산가와 저소득층 간 부의 격차를 키우는 ‘K자형 양극화’를 해소해야 하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금처럼 격차가 심화하면 사회 통합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에 시달리는 서민과 자영업자, 취약 계층의 고통을 해결하는 일도 더는 미룰 수 없다.

이런 국가적 난제를 해결할 실력을 보이는 것이 이재명 정부와 여당이 이번 선거의 민의에 응답하는 길이다. 2028년 총선까지 2년간은 전국 단위 선거가 없다. 여당이 국가 미래와 민생 해법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다. 집권 1년이 약속과 비전을 제시하는 준비 기간이었다면 집권 2년 차부터는 성과를 보여주는 실행 기간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고 시간을 허송하면 이번 선거에서 야당을 향했던 민심의 호된 심판은 이재명 정부와 여당을 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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