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북-중 우호조약 체결 65년을 맞아 이뤄지는 시 주석 방북은 양국 간 전통적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며 밀착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북-중 우호조약은 한 국가가 무력 침공을 당하면 다른 국가가 바로 참전하도록 하는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겨 있지만 냉전 종식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다. 그런데 북한이 2년 전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어 군사동맹을 부활시킨 만큼 북-중 관계에서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관심사는 북핵 문제가 어떻게 다뤄질지일 것이다. 시 주석은 지난달 중국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푸틴 대통령과 잇달아 만나 북한 문제를 논의했으나 대외 발표 논조는 사뭇 달랐다. 미중 정상회담 뒤 미국 측은 ‘두 정상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고 명시했지만 중국 측은 관련 언급을 피했다. 반면 중-러 정상회담 뒤엔 ‘북한에 대한 무력 압박과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냈다.
그렇다고 중국이 비핵화 협상을 거부하는 북한 태도에 동의하는 것만은 아닌 듯하다. 중국은 그간 비핵화 언급을 자제하면서도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비핵화 원칙을 폐기한 것은 아니라는 뜻을 밝혀 왔다. 북한이 시 주석 방북 발표 전날 김정은의 새 우라늄 농축 시설 시찰 소식을 공개한 것도 시 주석에게 던진 ‘비핵화 얘기는 꺼내지 말라’는 선제적 메시지로 읽힌다. 핵 의제를 둘러싼 양국 간 시각차가 여전한 것이다.근래 들어 중국의 위상은 크게 높아졌다. 트럼프 2기 미국에 실망한 서방 정상들이 줄줄이 중국을 찾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선 미국과 대등한 초강대국으로서 ‘신형대국관계’를 현실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이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웃의 불량국가를 마냥 감싸면서 책임 있는 대국이 될 수는 없다. 시 주석은 이번에 김정은을 상대로 비핵화 대화에 나서도록 설득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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