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페이스X 성공 스토리, 그 뒤엔 차등의결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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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온갖 화제를 뿌리며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공모가보다 19% 높은 161달러에 첫날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창업주 머스크는 인류 최초로 달러 기준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됐다. 스페이스X는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기면서 엔비디아-알파벳(구글 모회사)-애플-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에 이어 단숨에 6위 자리를 꿰찼다. 스페이스X는 미국에서 스타트업이 어떤 식으로 성공하는지, 그리고 기업 경영권을 어떻게 보장하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머스크는 상장 당일 “엘세군도의 작은 창고에서 시작한 회사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하게 된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2002년 머스크는 페이팔 매각 자금 가운데 1억달러를 투자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내 엘세군도에서 스페이스X를 창업했다. 그러나 초기 팰컨 로켓은 실패의 연속이었고, 스페이스X는 여느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죽음의 계곡’에 빠졌다. 이때 구글과 피델리티 등이 백기사로 나서 무려 10억달러를 보탰다. 그 덕에 머스크는 저궤도 위성 스타링크 사업에서 이익을 내면서 기사회생했다. 스페이스X 지분 6~7.5%를 보유한 2대 주주 알파벳은 이번 상장으로 ‘대박’이 났다.

스페이스X 주식은 A·B 두 종류가 있다. A클래스는 일반 주식으로 주당 1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B클래스는 초의결권 주식으로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갖는다. 이를 통해 머스크는 지분율이 40% 안팎이지만 의결권은 80% 넘게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사업 초기에 위험을 감수한 창업자의 경영권을 확실히 보장하는 장치다. 사실상 주요 결정권을 머스크에게 일임한 셈이다. 알파벳,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도 차등의결권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은 자본주의가 가장 성숙한 나라이지만 성장률은 꽤 높다. 스페이스X와 같은 ‘슈퍼 유니콘’이 끊임없이 등장하면서 기업 생태계엔 활력이 넘친다. 한국은 어떤가. 엄격한 금산분리 벽에 막혀 산업자본의 벤처 투자는 제한적이다. 대기업의 차등의결권은 꿈도 못 꾼다. 스페이스X의 상장을 지켜보면서 규제일변도인 국내 기업 생태계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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