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3일부터 네 차례에 걸쳐 실시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로 정유업계가 입은 손실이 3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후 폭등세를 탄 국제 원유 값을 공급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상실한 기회 이익이 이달 마지막 주 들어 3조 1557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의 6개월 유지를 전제로 손실 보전을 위해 4조 2000억원의 예비비를 편성해 놓고 있다. 하지만 시행 두 달도 되지 않아 70% 이상 소진될 상황에 몰린 데다 손실 규모 산정을 둘러싸고 정부와 업계 의견이 엇갈리는 등 부작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고가격제의 도입 배경은 이해할 만하다. 석유류값 인상이 물가 전반에 미치는 충격이 워낙 커 서민 가계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게 큰 이유다. 지난 3월 수입 물가가 전월 대비 16.1%나 치솟은 와중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에 그친 데는 최고가격제 덕이 컸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인상 요인이 산적한 공산품 값을 시장 기능을 외면한 채 세금으로 보조해 주며 마냥 묶어둘 순 없다. 더구나 두 달이 지나도록 종전은커녕 휴전도 오락가락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단기 수습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휘발유 한 품목만 봐도 미국의 4월 3주차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5달러로 전쟁 전 2.98달러 대비 약 36%가 올랐다. 이에 비해 비산유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4차 최고가격이ℓ당 1934원으로 3차와 동일하다. 전쟁 전 대비 10% 남짓한 인상이다. 이러니 정부가 원유 확보에 발을 동동 굴러도 많은 국민은 위기를 절감하지 못한다. 사회적으로도 소비 절약 분위기를 체감하기 어렵다.
유가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두바이유의 지난 24일까지 평균값은 배럴당 105.27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5배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전쟁 시작 후 약 50일간 글로벌 시장에서 원유 5억 배럴이 사라졌다고 본다. 원유 값 고공 행진이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예고다. 석유 문제가 최고가격제만으로 풀릴 리 만무다. 정부는 시장 기능 왜곡 등 부작용이 큰 최고가격제의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 위기와 물가 공포를 피할 수 없다면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국민의 협조를 끌어내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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