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 중 4명이 성명서에 '반대'…이례적으로 분열된 Fed [Fed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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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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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장직을 마무리한 후 기자회견에서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에 대한 지지를 보였지만 동시에 자신이 이사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과 행정부 사이에 경계선이 있으며, 존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중동발 인플레이션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규모에 대해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분열된 FOMC

FOMC는 이날 금리를 현재 수준(연 3.5~3.75%)에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Fed는 지난해 9·10·12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1월과 지난 3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의 금리 차는 상단 기준으로 1.25%p를 유지하게 됐다.

FOMC는 분열된 양상을 보였다. 성명서는 이번 결정에 참여한 위원 중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스티븐 미란 위원만이 금리 동결에 반대하고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했다고 전했다. 반면 베스 해맥, 닐 카시카리, 로리 로건 위원은 동결조치에는 찬성했으나 "성명서에 통화 완화 기조를 시사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데는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 명의 위원이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더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3인방이 성명서의 "위원회는 위원회의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수준으로 통화 정책 기조를 조정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문구를 '금리인하에 기운' 것으로 해석한 점이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번 성명서에 "12명의 위원 중 4명이 반대 의견을 표명했는데, 이는 1992년 이후 열린 정책 회의 중 가장 많은 반대자가 나온 사례"라면서 "중앙은행이 에너지 충격으로 인한 새로운 인플레이션 위험 요인들을 헤쳐 나가는 과정에서 워시 차기 의장이 직면하게 될 난제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란 전쟁 및 물가

FOMC 위원들은 이란 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대하여 지난 3월에는 "불확실하다"고 했으나 이달에는 "중동 지역의 상황 전개는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물가에 대해서는 "물가 상승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최근의 전 세계 에너지 가격 상승세를 반영한 결과"라고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관세 정책의 여파가 어느 정도 지속될지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완화적 기조가 계속 성명서에 남아 있는 점에 대한 질문에 "중동 지역에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지만 규모는 알 수 없다"고 했다. 또 "앞으로의 길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많다"면서 "당장 서둘러 결정을 내릴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가상승으로 인한 인플레 우려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이것이 지출 감소로 이어져 인플레를 상쇄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볼 때 시장이 Fed의 신뢰도가 약화됐다고 본다는 근거가 없다면서 시장은 "이것(2% 인플레이션 목표치)이 우리의 약속이며, 그것을 달성할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면 시장에 반하는 베팅을 해도 좋지만, 시장은 Fed의 신뢰도를 반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2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주재한 마지막 기자회견.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2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주재한 마지막 기자회견.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워시 축하한다"지만 이사직 유지

한편 파월 의장은 오늘이 자신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장으로서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날이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 모두발언에서 준비한 성명서에 대해 설명하면서 "오늘 아침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케빈 워시(차기 의장 후보)가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또 "이것은 중요한 진전이며 이 과정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이날 케빈 워시 차기 의장에 대한 인준안을 13대 11로 통과시켰다. 이는 파월 의장에 대한 법무부 수사를 중단하면서 지금까지 은행위 통과를 막았던 톰 틸리스 상원의원이 찬성표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다. 워시 의장후보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5월15일 이전에 상원 본회의 인준을 받을 것으로 확실시된다.

틸리스 의원은 오늘 NBC에 출연해서 연준 감찰관이 직접 형사고발을 하지 않는 한, 법무부가 재수사를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사직은 계속 수행하겠다고 했다. 이는 후임자가 취임하면 전임 의장이 곧바로 기관을 떠나는 것이 관례였던 점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행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그는 "나의 진정한 우려는 연준을 겨냥한 일련의 법적 공세에 관한 것이며, 이는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통화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공세들이 연준이라는 기관 자체를 강타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떠나는 시점에 관해서는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떠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은퇴를 계획해 왔지만, 지난 몇 달 간 있었던 일들로 인해 끝까지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간섭하려는 의도는 아니다"고 했다. 그는 이사로서 "가급적 대외 활동을 자제하며 조용히 지낼" 계획이라고 했다. 파월 의장은 "할 수 없을 때는 할 수 없다"면서 "그것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취하는 태도이며 내가 취할 태도"라고도 했다.

워시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압력에 맞설 것이라고 확신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청문회에서 매우 강력하게 증언했으며 그의 말을 믿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연준의 독립성이 어디에서 비롯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상당 부분 법에 의해" 지지되는 것이라면서 동시에 "일련의 관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준과 행정부 사이, 연준과 재무부 사이의 경계선이 있으며 그런 경계를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2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주재한 마지막 기자회견.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29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이 주재한 마지막 기자회견.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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