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집권 2년 차에 민생 입법에서 성과를 내려면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계속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년간 여당이 주도한 법사위가 보인 모습은 그와는 거리가 멀었다. 법사위원장이 위헌 논란이 있는 법안들을 그대로 밀어붙이는 일이 되풀이됐고, 법사위는 여야 극한 대립의 최전선으로 변질됐다. 여야 합의로 상임위를 통과한 민생 법안마저 법사위에 발이 묶이는 일이 반복됐다.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은 22대 전반기 국회 법사위의 가결률은 5.3%에 불과했다.
당장 민주당이 강조하는 입법 속도전도 법안을 처리할 상임위 구성이 끝나야 가능한 일이다. 여야가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신경전으로 시간을 허비하면서 벌써 후반기 국회 상임위 구성의 법정 시한을 한참 넘겼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은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 민주화 이후 이어져 온 관례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2020년 총선 승리 뒤 모든 상임위를 차지하면서 이를 깼다. 이번에 민주당이 그 관례를 되살리면 상임위 구성 협상이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지난 1년간은 민주당이 쟁점 법안을 강행하면 국민의힘은 합의된 법안까지 필리버스터로 막아서는 파행의 연속이었다. 여당이 입법으로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겠다면서 그 일방통행의 악순환을 답습해서는 곤란하다. 국민의힘이 입법의 관문인 법사위원장을 맡으면 야당으로서도 소모적인 대치전을 벌일 명분이 사라진다. 민주당도 국민의힘에 민생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공동의 책임을 요구할 수 있다.국민의힘도 법사위원장 자리를 입법을 볼모로 한 대여 투쟁의 전진 기지쯤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법사위원장을 맡을 경우 국정을 방해하거나 시급한 민생 입법을 가로막는 수단으로 악용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법사위원장 자리를 놓고 기약 없이 이어지는 교착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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