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여당의 집안싸움은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닌 것 같은 어정쩡한 선거 결과 이후 그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이 두 달 뒤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다툼으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길 곳을 졌다, 또 이겨야 되는 곳을 졌다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는데, 그것이 곧바로 정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정 대표는 “국민은 영원하고 정권은 짧다”고 뼈 있는 발언을 하면서 당내 친명계와 친청계 간 설전이 가열됐다.
나아가 이 대통령의 유럽 순방 출국장에 늘 나오던 정 대표는 안 보이고 차기 당권 주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나온 것과 맞물리면서 당내 갈등 기류는 커졌다. 그 와중에 당 대변인이 “윤석열이 당 대표를 찍어내려 한다고 비판했는데 대통령이 지금 그러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가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선거 결과의 책임은 우선 여당과 지도부에 있을 수 있지만 포괄적으론 대통령과 정부를 포함한 여권에 있다. 선거 결과를 두고선 온갖 공학적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결국엔 누가 얼마나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그에 부응했는지 아니면 거슬렀는지로 판가름 난다. 민심은 여당인 민주당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이길 곳, 이겨야 할 곳에서 패배한 이유다.지금은 여당이 집안싸움이나 할 때가 아니다. 당장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어처구니없는 국민 참정권 훼손 사태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대외적 파고에 출렁이는 우리 경제와 국민 민생도 잠시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민심의 경고 앞에 더욱 낮은 자세를 약속한 만큼 그간의 오만과 독선을 털어내고 민생과 통합을 위한 정치부터 서둘러 복원해야 한다. 집권 1년 만에 시험대에 든 정부 여당에 그보다 더 급한 일도 더 중한 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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