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일부 기업들이 막대한 이익을 냈고 이에 따라 세수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이 올해 번 돈으로 낼 법인세만 120조 원 이상일 것이라고 한다. 막대한 이익이 예상되자 초과세수로 복지 등 재정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노사 현장에선 ‘N% 성과급 분배’ 요구가 확산됐다. 심지어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나서서 초과이익 배분을 거론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하지만 초과세수는 일회성 증가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돈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핵심 반도체 기업들은 글로벌 수요 한파로 실적 부진을 겪었고, 세금을 한 푼도 내지 못했다. 정부는 그해 30조 원 이상의 세수 펑크를 냈다. 우발적 여윳돈으로 일회성 지출을 무작정 늘리면 훗날 세수가 감소할 때 국가 재정에 돌이킬 수 없는 부담으로 돌아온다. 초과세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은 국가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반도체로 번 돈으로 제2, 제3 반도체를 만들어내야 1%대에 머물고 있는 국가 잠재성장률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초과이익이나 초과이윤도 마찬가지다. 미국 빅테크 등은 AI와 우주와 같은 미래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심지어 대규모의 빚까지 내가며 투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지금은 천문학적인 규모인 영업이익도 언제 신기루처럼 사라질지 모른다. 사실상 추가 세금을 물리듯 기업의 이윤을 압박하는 환경에선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어렵다. 이 대통령은 “기업들이 다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해외의 유력한 첨단 기업들이 국내 투자를 꺼리게 된다”고 했다.정부의 초과세수, 기업의 초과이윤 모두 언제 닥칠지 모를 위기를 견뎌내고 내일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생존 자본이다. 당장 곳간이 넉넉해졌다고 흥청망청 쓸 돈이 아니다.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란은 국익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정부든 기업이든 구체적인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실행에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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