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선후보 첫 TV 토론… ‘성장’엔 공감 ‘노동’엔 이견

2 weeks ago 9

더 치열한 정책 경쟁 펼치라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대선 후보자 1차 TV토론회에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노란봉투법 추진과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한 민간경제정책과 통상 전략,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 악영향 책임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채널 A 화면 캡처

18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관한 대선 후보자 1차 TV토론회에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노란봉투법 추진과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한 민간경제정책과 통상 전략,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경제 악영향 책임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채널 A 화면 캡처
6·3 대선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18일 첫 TV 토론회에서 ‘유능한 일꾼’,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며 위기에 빠진 민생 경제를 살리고 성장 동력의 불씨를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공평한 성장 기회를 만들겠다고 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완전히 판갈이 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중국의 위협에 맞설 이공계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선 첫 TV 토론의 주제가 경제 분야로 잡힌 건 한국 경제가 풍전등화의 위기 상황에 내몰리며 국민의 삶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수 침체와 미국발 관세 전쟁 여파로 1분기 성장률은 ―0.2%로 곤두박질쳤고, 저출산·고령화는 빠른데 구조개혁은 더뎌 경제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은 15년 뒤면 0%로 추락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유력 후보들이 차세대 먹거리인 AI 산업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경쟁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 대책과 천문학적 재원 마련 방안을 두고 설전이 오갔다. 김문수 후보는 원전 확대를 통해 AI 전력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원전을 과하지 않게 활용하되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파업 조장 우려가 있는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반도체특별법의 주 52시간 예외 적용, 주 4.5일제 등 노동 문제를 두고도 후보 간 입장 차이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각 후보는 극심한 내수 침체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각론은 차이가 있지만 어떤 식으로든 이들의 빚을 경감해주고 금융 지원을 더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자영업을 건강하게 할 구조조정 해법은 제시하지 않고 채무 탕감 같은 달콤한 약속이 대부분이어서 아쉽다. 이번 경제 토론에서 어느 후보도 공약 이행에 얼마가 필요한지,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새 정부는 인수위원회도 없이 출범하는 만큼 공약이 그대로 정책으로 실행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후보들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산업 경쟁력을 높일 해법의 우선순위를 따져 열띤 정책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새 정부 출범 초기의 혼란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 득표에 도움이 되는 공약만 내놓을 게 아니라, 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경제에 장기적으로 득이 되는 정책도 적극 발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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